▲온라인 개학, 원격수업 장면.
경남도교육청
화상 수업도 쉽지 않다. 아이들 곁에 부모가 없어서 정해진 시간에 화상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고, 화상 수업 중에 자신의 집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집이 드러나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다. 중요한 건 아이들 스스로 일어나 씻고 준비하고 수업에 참여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아이는 화면을 끄고 마이크만 켜놓기도 한다. 또 어떤 아이는 이불에 들어가서 수업에 참여한다. 교사가 각 가정에 흩어져 있는 아이들을 통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한 화면 안에 보이는 학생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주의를 기울이기 어렵다. 화면 밖 아이들 역시 화면 밖으로 벗어나기 어렵다.
화상 수업이 길어질수록 화면에 매여 있어야 하고, 매여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주의 집중력은 낮아진다. 신체적 움직임이 많을수록 화면에 집중하기 어렵다. 따라서 최대한 움직임을 줄여야 한다. 모든 수업을 실시간 화상 수업으로 대체해야 한다던 어느 교육청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떠올린 장면이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원격수업 참여 정도를 매일 파악하고 있다. 출석만 체크하고 수업을 듣지 않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전화를 했다. 아이들 대부분 전화를 받지 않거나, 받아도 건성으로 대답하고 만다. 부모님에게 연락을 드려 봐도 뾰족한 방법이 없다. 다들 일하시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교사들끼리 협의를 했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동료 교사가 아이를 학교로 부르기를 원했다. 결국 일부 아이들을 매일 학교로 부르고 있다.
반마다 한두 명씩 식사도 챙기지 못하고, 가정에서 원격수업도 스스로 듣지 못하는 아이들을 불러서 교사가 지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이와 부모에게 연락을 해서 동의를 받았다. 시간이 지나고 일주일에 하루 등교가 아니라 매일 등교해야 하는 조건이 아이의 무너진 생활패턴을 바로 잡아 주었다.
등교수업 보다 원격수업이 학생에게 더 큰 부담이 되는 이유는 또 있다. 수업 시간에 해당하는 원격수업 분량 역시 학생에게는 큰 스트레스다. 45분짜리 영상을 보고 과제를 작성해야 하는 수업도 있다. 가만히 앉아서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학습 관련 영상을 보아야 한다. 수업을 만드는 교사는 한 명이지만, 여러 교사가 제공하는 많은 콘텐츠를 봐야 하는 학생은 한 명이다.
하루 동안 아이 한 명이 보아야 하는 콘텐츠의 양을 가늠하고 수업을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들의 눈은 장시간 햇볕이 아닌 화면에 노출되어야 하고 이는 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왜 등교 수업 시간과 원격수업 시간의 분량이 같아야 할까? 수업을 하지 않는 이들 때문이다. 이들은 정말 학생의 입장에서 수업을 생각해 봤을까?
학교는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