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 위원장 표결에 반대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유성호
당장 협상의 상대방이 없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자 항의표시로 사의를 표명한 뒤 잠적했다. 호남의 어느 사찰에 머문다는 소식만 들린다.
서울에 있는 통합당도 냉랭하다. '법사위 대신 다른 상임위 챙기고 일하러 들어가자'는 장제원 의원 주장은 철저한 소수의견으로 취급되고 있다.
한 통합당 의원은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유 엎지른 사람이 치워야지,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는 없다"며 현 상황은 법사위원장을 차지한 민주당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제안한 정무위 등 상임위원장) 7개라도 받는다면, 앞에 민주당이 6개 가져가고 (해당 상임위에 통합당 의원을) 강제배정한 걸 인정해주는 꼴이 되어버린다"며 "국회에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법사위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일방적으로 가져갈 것 가져가고 남겨두는 게 협상이냐"고 말했다. 그는 "(19일 본회의에서 원 구성을 강행해 통합당 의원을) 또 강제배정하면 우리는 (먼저 6개 상임위에 강제배정된 45명 의원처럼) 또 사임계 내면 그만"이라고 덧붙였다.
재깍재깍 돌아가는 시계바늘 소리에 다급한 쪽은 집권 여당이다. 민주당은 줄곧 177석을 얻은 지난 총선 결과를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지금 국회는 일을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 등을 위해 정부가 제출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은 아예 들춰보지 못했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까지 겹치면서 남북관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크다. 민주당이 연일 "국가 위기 앞에 야당이 초당적 협력이 무엇인지 보여달라(김태년 원내대표)"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까닭이다.
속타는 민주당 "일단은 좀 기다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