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 평형(이퀄라이징)압력평형을 위해 물속에서 코를 막는 모습
최재호
지난 회에 이어, 프리다이버가 되기 위한 훈련 과정 두 번째 시간이다. 마음은 이미 돌고래와 바닷속을 유영하고 있지만, 더딘 몸은 아직 숨 조절도 힘들다. 3층 계단만 올라도 '회복 호흡'이 필요한 망가진 몸으로 무작정 도전하는 프리다이빙. 이번 회에서는 호흡의 다음 단계이자, 프리다이빙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압력 평형(이퀄라이징)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압력 평형이란 낯선 개념이 아니다. 누구나 일상에서 혹은 여행에서 경험해본 일이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층에 오를 때나, 강원도 여행을 위해 태백산맥을 넘을 때, 제주도 가는 비행기 안에서 당신은 귀가 멍해짐을 느껴 보았다. 바로 기압 차이 때문이다.
높은 곳에 오르면 그만큼 대기의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 몸의 말랑한 몇 부분은 밖으로 튀어나오고 싶어 한다. 선봉에 서는 대표적인 녀석이 고막이다. 녀석을 제압하기 위해 우리는 침을 꿀꺽 삼키거나 물을 마신다. 이것이 압력 평형의 원리다.
프리다이빙에서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압력이 증가한다. 이번에도 고막이 제일 먼저 영향을 받는다. 수압에 몰린 고막은 통증을 동반한다. 어떻게든 고막의 평형 상태를 유지 시켜 압력에 적응해야 한다.
이것을 다이버들 사이에서는 이퀄라이징(equalizing)이라고 한다. 이 과정이 어려운 이유는 물속에서 숨을 참고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반복해서 연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압력 평형의 기술에는 세 가지가 있다. 발살바(Valsalva)와 프렌젤(Frenzel), 토인비 기술(코를 막고 침을 삼키는 방법인데, 프리다이빙 기술로는 적합하지 않아 설명에서 제외한다)이다.
발살바 기술은 배나 가슴의 압력을 이용하여 공기를 외부로 밀어내는 것이다. 입을 닫고 코를 잡은 후, 힘껏 숨을 내뱉는다. 배출구가 막힌 공기는 당신의 중이를 통해 고막에 전달된다. '펑' 소리와 함께 수압으로 찌그러진 고막이 팽창하며 평형을 이룬다. 스킨스쿠버들이 주로 이용하는 기술이다.
프리다이버들이 주로 하는 방법은 프렌젤 기술이다. 코를 잡고 입천장과 입속 깊숙이 혀를 대고, 침을 삼키듯 혀 안쪽을 부드럽게 위로 올린다. 이런 움직임이 공기를 귀로 주입해 고막의 평형을 이루게 한다. 배와 가슴의 움직임이 없이 이용하는 기술이라서 호흡을 아껴야 하는 프리다이빙에 더 적합하다. 물론 이론은 쉽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2인 1조 입수... 승부욕은 절대 금물
압력 평형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으면 이제 입수의 시간이다. 프리다이빙은 안전을 위해 반드시 2인 1조로 움직인다. 버디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한 사람은 상대의 기록과 안전 상태를 확인한다. 그러한 역할을 '버디'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