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 서포면 자혜리 ‘중생대 백악기 진주층’.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 발자국.
김경수 교수
발자국에는 발바닥 지문인 피부 자국이 보존되어 있고, 발바닥 피부 자국은 현생 악어의 발바닥 피부 패턴과 거의 일치한다.
두 발로 걷는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보행렬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간 흔적 10여 개가 함께 발견되었다. 김 교수는 "이런 보행렬 패턴은 이 원시악어가 무리를 지어서 이동하는 습성을 가졌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얼핏보면 사람 발자국과 아주 비슷하다. 걸어가며 남긴 보행렬도 사람 발자국 보행렬과 매우 비슷하다"며 "공룡 발자국과 함께 사람 발자국이 함께 발견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했다.
사천 자혜리에서 발견된 두 발로 걷는 악어 발자국 화석은 경남 남해군 가인리와 사천시 아두섬에서도 발견되었고, 이는 두 발로 걷는 익룡 발자국으로 해석되었다.
김 교수는 "발자국을 남긴 주인공이 어느 동물인지에 대해서 이견이 남아있어서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발자국으로 여겨졌었다"며 "일부의 사람들은 공룡 발자국과 사람 발자국이 함께 발견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서 이 수수께끼의 공룡 시대 발자국은 익룡 발자국도 아니고, 사람 발자국도 아닌 두 발로 걷는 악어 발자국으로 최종 확인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람 발자국은 5개의 발가락이 있으며, 첫 번째 발가락(엄지 발가락)이 가장 크고 길다. 반면에 백악기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발가락이 4개이며, 첫 번째 발가락이 가장 작고, 세 번째 발가락이 가장 길다.
이와 같은 형태는 기본적으로 현생 악어의 뒷발가락이 4개이며, 세 번째 발가락이 가장 긴 것과 일치한다.
김경수 교수는 "사천 자혜리에서는 길고 두꺼운 4개의 발가락 자국과 악어 발바닥 피부 자국 패턴이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악어 발자국 화석이라고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국립문화재연구소 임종덕 복원기술연구실장은 "본 연구를 수행한 국제공동 연구진은 사천시 자혜리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이 세계 최초의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 발자국'임을 확신하기까지 많은 논의와 학술적 검토를 종합적으로 수행하였다"고 하였다.
연구진들은 △앞발자국의 흔적이 얕게 찍혀 있거나 혹시라도 연구자들이 발견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평소에는 네 발로 걷다가 일시적으로 두 발로 걸었을 때 남겨진 뒷발자국 흔적은 아닌가?, △앞발자국이 뒷발자국에 의해 중첩되었기 때문에 관찰되지 않는 것은 아닌가에 대해 검토했다.
또 이들은 △수중에서 헤엄치는 악어가 뒷발로 바닥을 짚으면서 이동한 흔적은 아닌가?, △원시악어의 무게 중심이 엉덩이 근처에 위치하기 때문에 뒷발자국이 앞발자국보다 더 깊게 찍힌 것은 아닌가?, △경남 남해군 가인리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499호)와 사천 아두섬 공룡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474호)에서 발견된 유사한 발자국과는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