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서 '제1443차 일본군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이 평화의 우리집 고 손영미 소장을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권우성
"당신을 잃은 우리는 모두 죄인입니다. 광란의 칼끝에 가장 천사 같은 분이 희생자가 됐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 손영미 소장의 발인이 있던 10일 정오, 수요시위는 손 소장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수요시위에 함께한 80여 명의 시민은 손 소장을 기리며 침묵하다 때때로 울음을 터뜨렸다.
"검찰·언론의 광란의 칼끝, 잊지 않을 것"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한국여신학자협의회(여신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제 1443차 정기 수요시위를 함께 진행했다.
이은선 여신회 실행위원은 "지난 30년간 이어온 수요시위의 어느 날보다 비통하고 엄중한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손영미 소장을 잃은 날"이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가장 낮은 자리에서 할머니들을 보살피고 온갖 뒷바라지를 한 분"이라고 손 소장을 추모했다.
손 소장의 삶을 돌아보는 영상에 김복동 할머니가 등장했다. 지난 1월에 별세한 할머니는 생전에 고인이 소장으로 있던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생활했다. 할머니는 손 소장을 '하늘이 보내준 천사'라고 지칭했다. '정의연을 지지합니다', '죽을 때까지 상처는 아물지 않습니다'는 손팻말을 든 참가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