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 재판박정희 대통령 ‘시해’ 혐의로 재판정에 선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혹자는 김재규가 박정희를 쏜 후 ‘육본’이 아닌 ‘남산’ 중앙정보부로 갔으면 역사가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2020년 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개봉했다. 김재규와 그의 부하들 이야기는 임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그때 그 사람들>(한석규와 백윤식 주연)이라는 영화로 제작해서 개봉한 바 있다.
국가기록원
김재규 부장은 확신범이고 정치범이며 양심범입니다.
김재규 부장은 그의 <항소이유 보충서>에서 1979년 10월 27일 새벽 육군보안사의 서빙고로 연행되자마자 수사관들이 전신을 닥치는 대로 구타하고 심지어 EE8 전화선을 손가락에 감고 전기 고문까지 자행하였으며 이러한 고문이 여러 날 계속되는 동안 수차 졸도하여 심지어는 어떤 수사관에게 이대로 죽으면 이 꼴로 고향 땅에 묻힐 수 없으니 서울에 묻어 달라 유언까지 한 일이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간 질환으로 지혈이 되지 않아 피하출혈로 시뻘겋게 된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확신범이고 정치범이며 양심범인 사람을 이렇게 비인도적으로 고문하고 더구나 사형선고까지 내릴 수 있는 것입니까?
이는 현대문명하의 각국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야만적인 처사이며 박 대통령 추종자들의 복수심에서 우러난 소행으로 한국 국민 뿐 아니라 전 세계로부터 지탄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김재규 부장과 그 부하들을 살립시다.
우리는 그 동안 이 사건 처리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재판부 법관들도 국가와 민족을 위한 최소한의 충정은 있을 것으로 믿었고 이 사건 관련자를 극형에 처하지는 않을 만큼 일말의 양심은 남아 있을 것으로 믿어 은인자중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1, 2심 공판 진행 과정에서 의도적인 졸속처리를 강행해왔습니다. 또 1980년 2월 9일 국내 각 신문지상에 김재규 부장을 엄벌하라는 어용단체의 건의와 엄벌하겠다는 계엄사령관의 방침이 실리는 등 요즘 일련의 사태 진전을 보아 정부 당국은 김재규와 그 부하들을 서둘러 처형할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이에 국가 민족의 장래를 걱정한 나머지 더 이상 은인자중하고 있을 수 없어 김재규 부장과 그 부하들의 구명을 간곡히 호소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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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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