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문 옛 모습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을 위시하는 말로 자주 쓰이는 표현중 '사대문안'이란 말이 있다. 한양도성 안쪽을 일컫는 단어로 주로 종로 일대를 가리킨다.
서울의 사대문은 흥인지문(동대문), 숭례문(남대문), 숙정문(북대문), 돈의문(서대문)이다. 그러나 현재 이 4개의 문중 서쪽의 돈의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대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돈의문은 이야기로만 전해질 뿐이다.
돈의문은 1392년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1396년 수도를 한양으로 옮기며 한양도성과 같이 지어졌다. 1413년(태종 13) 풍수지리상으로 자리가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폐쇄되었다가 1422년(세종 4) 현재의 정동 사거리에 새로 조성되었다. 새로 세웠다는 뜻으로 '새문(新門)'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돈의문은 조선에 온 중국 외교사절단이 중국의 사신들을 영접하던 장소인 모화관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했던 통로로 당시 조선과 중국의 관계에 있어 중요한 문이었다. 또한 한성에서 평안도 의주에 이르는 제1간선도로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그런 돈의문이 1915년 일제강점기에 들어 일제의 도로확장으로 철거되었으며, 결국 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꿋꿋하게 한양의 서쪽을 지켜주던 서대문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철거된 돈의문의 목재와 기와는 총독부가 경매에 붙여 205원 50전(약 521만 원)이라는 가격에 팔아버렸다고 한다. 돈의문과 주변 성벽의 석재는 도로공사에 사용되었다고 하며, 사대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3개의 문만 남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