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역사 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
이희훈
우리의 위기 대처능력을 마주하며 네티즌들은 한국을 '국난극복이 취미인 나라'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위기극복 DNA가 있기라도 한 걸까?
지정학적 위치로 잦은 외세의 침략에도 꿋꿋하게 버텨낸 나라, 독립운동을 비롯해 수 많은 의병항쟁과 농민운동 등 우리 역사 속에는 위기 때마다 국민들이 나서서 외세와 맞서 싸우고 승리를 일궈낸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이했을 때도 자발적으로 자신의 재산을 내놓아 국가의 위기를 지키고자 했던 국민은 역사상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태안기름 유출사고, 고성 산불 등 우리 국민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인 희생과 참여, 연대로 예측보다 상당히 빠르게 위기를 극복해내고 회복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기술 극복 사례는 많은 이들이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1년도 채 안 돼 국산화를 통한 대체품을 내놓으며 오히려 한국 반도체가 승승장구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위기 극복의 저력을 가진 우리는 지금의 코로나19 위기를 또 한번의 경제도약의 기회로 맞이하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장 주목할 것은 한동안 지구촌을 휩쓸던 세계화라는 가치가 덧없이 무너지는 현상을 보게 된 것이다. 수출과 관광산업 등의 먹거리가 근간인 남한의 경우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가 어려움에 처하게 됐고, 거미줄처럼 연결됐던 경제적 공동체의 가치사슬이 끊어지는 광경을 목도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세계의 위기극복을 선도해야 할 선진국이 통제 불능의 위기에서 그 민낯을 드러내기도 하며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줬다. 이런 가운데 세계는 코로나19 이후의 '뉴 노멀'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특히, 우리 한반도는 남과 북이라는 분단의 통념을 제거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뉴 노멀이 요구되고 있다. 나는 그 큰 축이 바로 '평화경제'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