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로 받침대. 한 마리 용이 고개를 들고 입으로 연꽃 바다를 떠받치며 지상의 ‘속세’와 연꽃 위에 피어난 이상의 ‘신선세계’를 수직으로 연결하고 있다
국립부여박물관
받침대는 한 마리 용이 고개를 들고 연꽃 바다를 떠받치며 힘차게 승천하고 있다. 이는 도교와 불교가 혼합된 종교와 사상을 반영하고 있다. 향로의 몸체에는 연꽃이 활짝 피어나고 연잎 하나하나에 불사조와 물고기 등 26마리의 동물이 새겨져 있다.
뚜껑은 산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배소와 피리, 비파, 북, 거문고를 연주하는 5인의 악사가 악기를 연주하며 호랑이 사슴 등 동물들과 평화를 이루고 있다. 산꼭대기에 봉황이 목과 부리로 여의주를 품고 양 날개를 편 채 꼬리를 쳐들고 산 아래 세상을 관조하고 있다. 봉황의 가슴과 산골짜기에는 12개의 향 구멍이 뚫려 있다.
대향로가 발견된 곳은 백제 왕실의 절터로 확인되어 국가 사적 434호로 지정되었다. 여기서 출토된 유물들은 이 사찰이 백제 27대 위덕왕(재위 554~598) 때 지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향로는 선대 왕들의 제사를 지낼 때 향을 피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위덕왕은 이 절에서 향을 피우며 관산성 전투 중 자신을 구하려다 신라군에게 잡혀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성왕(재위 523~554)의 명복을 빌었을 것이다. 백제 문화 예술의 결정체, 백제금동대향로에는 '아버지 성왕'을 그리워하는 '아들 위덕왕'의 못다 부른 사부곡(思父曲)이 담겨있다.
1400여 년 동안 어둠 속에 갇혀 있다가 하마터면 영구히 주차장에 묻힐 뻔했던 백제금동대향로의 발굴은 1971년 무령왕릉 발굴 이후 최대의 고고학적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1996년 국보 제287호로 지정되어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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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진흙에서 건진 백제 금속공예 예술의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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