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 작가
한희원 제공
지난해 12월 시작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많은 이들이 학교, 직장,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다. 광주광역시 대표 역사문화 마을로 네이버 여행지 추천 광주 가볼 만한 곳 1위인 펭귄 마을과 주변 예술촌 일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광주지역은 한 달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조금씩 코로나 19와 적응해 가고 있으며 사실상 멈춰버렸던 문화·예술계도 조심스레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던 중 지난해 이국땅 트빌리시에서 고립되어 작품 활동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광주 지역 대표 화가 한희원 화가가 다음 달 귀국전시회와 시화집 '이방인의 소묘' 출판식을 연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한희원 작가와 만났다.
- 양림동 미술관에서 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요?
"코로나 19로 인하여 이국땅 조지아 트빌리시에서도 고립되어있었는데 고향에 와서도 고립이 되네요. 어찌 보면 작가에게는 귀중한 기회일 수 있습니다. 작업하고 산책하고 집에 머무는 단순한 생활이 지금까지의 쉬운 삶이 얼마나 귀중한 것이었는지 알게 합니다. 미술관도 한동안 휴관하였다가 5월부터 다시 문을 열고 있습니다. 6월에 시화집이 나오고 귀국 전이 있어서 준비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 지역 대표 예술가로 많은 분이 한희원 작가님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양림동은 제가 어린 시절부터 보낸 내 영혼의 안식처입니다. 그 시절 양림동은 나무와 들과 교회당이 많은 동화 속의 마을이었습니다. 2003년 남구종합문화예술회관이 개관할 때 양림동에 숨어있는 예술가와 문인들을 발굴하여 그들의 작품을 그림으로 표현한 '거리에서 만난 문학과 미술'전을 개최하여 양림동을 알리는 일을 했습니다. 그때 등장한 작가가 김현승 시인, 이수복 시인, 곽재구 시인, 소설가 문순태, 드라마작가 조소혜였습니다. 그만큼 양림동은 수많은 예술인이 살았던 곳입니다."
- 요즘 지역신문을 통해 트빌리시 편지 작품과 시 잘 읽고 있습니다. 낯선 트빌리시로의 여행에 초대받은 기분인데요. 어떤 곳인가요?
"조지아 (옛 그루지아)는 기독교 국가입니다. 몇 해 전에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를 여행하였는데 조지아의 트빌리시를 보며 몇백 년 전의 시간이 정지된 듯한 고도를 보며 다시 한번 이곳을 찾고 싶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2019년에 이곳에 일 년간 정착할 기회가 있어 가게 되었습니다. 트빌리시는 러시아어와 조지아어를 사용하는데 저는 구사할 수 없어 깊은 외로움 속에서 작업하게 되었고 이것이 저에게는 소중한 기억입니다."
-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트빌리시에서 360점 정도의 작품을 하였습니다. 평소 했던 유화는 나중 귀국 시에 가져오는 문제가 있어 종이에 아크릴 작업을 처음으로 시도하였습니다. 저에게는 다 소중한 작품인데 그중에서 음악의 도시답게 거리에서 연주하는 늙은 악사들을 그린 작품이 생을 연주하는 것 같아 애착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