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작품 시서화 앞에서 설명중인 최한구 시인
유미주
최한구 시인의 첫 시집 '뿌리꽃'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고 1부~4부는 시, 5부~6부는 시조로 총 86편의 글이 담겨있다. 시인이 가장 애착이 가는 시는 '소멸의 미' , 시조는 '이팝꽃'이다. 대전은 요즘 이팝나무 꽃이 한창이다. 작은 꽃잎들이 오밀조밀 모여 수북할 뿐 아니라 은은한 향기는 지나가는 이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팝꽃 전설을 짧게 들려주었다. 꽃이 수북수북 올라온 게 밥그릇에 가득 담은 밥과 같다고. 이팝은 이밥의 방언으로 입쌀로 지은 밥이란 뜻이다. 그래서인지 시인은 이팝꽃을 보면 옛날 밥처럼 보이고 그 당시 못 먹고 굶주린 보릿고개가 연상된다고 한다.
"선생님의 시나 시조가 담고 있는 정서는 무엇일까요, 선생님께서 노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음, 영혼이랄까요...영혼의 만족, 영혼의 기쁨의 제공 그런 거예요. 영혼이 익어가는 것... 나이가 들어가면서 영혼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영혼이 육체와 분리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영혼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고요. 아무래도 자연적인 현상이겠죠. 누구나...?"
최한구 시인의 시는 시어 하나에도 울림이 있었다. 고민한 흔적이다. 그것을 늘 담고 있었기에 터져 나온 흔적이다. 궁극적으로 시인이 담고 싶은 것은 인간애다. 인간의 관계, 속성 등 이런 걸 표현해 보고 싶어 두 번째 시집에는 그러한 표현이 많다고 했다.
'꽃 하나의 미' 라는 시에 마지막 구절에 이런 표현이 있었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꽃 하나로 피어 있으니
시인은 말한다.
"누군가의 마음에 가슴에 꽃이 된다는 것은 지독한 행복이지요."
가슴에서 무언가가 울렁거렸던 순간이다. 나는 지독한 행복을 맛보고 살고 있는가?
제3의 인생을 문학과 예술을 하면서 살면 집안이 편해진다며 눈가에 웃음을 가득 그려 낸다. 시인은 참으로 건강한 미소를 지녔다.
마지막으로 이 시대 젊은이들과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 물었다. 시인은 지금 하는 일에 진력을 다하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그 후, 제3의 인생이 올 때, 하고 싶었던 것들을 그때 마음껏 펼치라고 했다. 아마도 시인은 제3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나이듦이 익어가는 것이 듯 제3의 인생은 익어가는 것일 테니까. 영혼이 익어가는 시절을 우리도 곧 맞이하게 될 것이다.
도심에서 소박하게 밭일도 하고, 일상에서 시상을 얻는다고 하니 더 이상 질문할 게 없었다. 노년의 뿌리꽃 향기가 진하게 익어가는 듯하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인생은 무엇일까?'
이렇게 정의를 내려봤다.
'인생은 꽃으로 왔다가 향기로 지는 것이다.'
나는 어떤 꽃일까...나는 어떤 향기를 남길까...
인생이 익어가야 향기를 남길 것 같다.
당신에게 물어본다.
"당신은 어떤 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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