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북한매체들이 24일 보도했다. 사진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2020.5.24
연합뉴스
24일 <조선중앙통신>은 "공화국 무력의 군사정치 활동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편향들에 대하여 총화 분석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를 극복하고 결정적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방조적 문제들과 무력구성에서의 불합리한 기구 편제적 결함들을 검토하고 바로 잡기 위한 문제 자위적 국방력을 급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부대들을 조직 편성해 위협적인 외부세력들에 대한 군사적 억제 능력을 더욱 완비하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토의했다"라고 밝혔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북한에서 군사 분야 모든 사업을 지도하는 기관으로서 국방사업 전반을 지도하는 곳이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군과 관련된 최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는 지난해 12월 22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런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발언하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핵 도발 재개'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고 봤다. 지금까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초대형 방사포 도발을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언급이 '대미용 메시지'라는데 동의하면서도 북한의 속내는 미국에 "협상에 나서라는 주문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2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핵 협상) 시간이 미국 편이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어한다"라면서 "미국이 협상에 나서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북한의 핵 능력이 지속해서 늘어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이라고 짚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핵 모라토리엄(유예) 파기를 강행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북한의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가 미국에 위협적이라는 걸 상기시키기 위한 발언이라는 분석이기도 하다. 동시에 최 실장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과 중국 시진핑 주석이 '친서'를 주고받고,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 축하전문을 보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조금 벗어나 김정은의 발언을 살펴보면, 김정은의 발언은 북중, 북러가 메시지를 교환한 이후 나왔다"라면서 "북한이 미국이 아닌 중국·러시아를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하려 할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8일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코로나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것을 축하한다"라는 내용의 구두 친서를 보냈다. 다음날(9일) 김 위원장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일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하 전문을 보내기도 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의 발언은 미국에 하는 이야기"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주변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핵 능력을 증가시켜야 하는 것"이라면서 "핵 능력 증대는 꼭 핵무기를 새로 개발한다는 게 아니다, 핵 운반능력·전략군 편제를 뜻할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발언이 '대내용'이라는 반박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코로나19와 미국 대선이 엮여 있는 이 상황에 굳이 미국을 향해 메시지를 낼 이유가 없다"라면서 "김정은의 발언을 ICBM이나 SLBM과 같이 전략무기를 새롭게 개발·실험한다는 뜻으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또 "핵 억제력 강화를 핵무기 직접 개발로 직역하는 건 확대해석"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면서 "재래식 무기의 첨단화나 재래식 무기를 신종무기로 보완하는 정도로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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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 억제력 강화' 발언, 미국 향한 메시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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