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총에는 역시 막걸리 빈병이지!
정가람
마당이 있으면 아이들의 TV 시청 시간은 줄어든다. 마당에서 노느라 바쁜 것도 있지만, 건축가 유현준이 이야기 했듯이 마당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고층 아파트에서 현대인들이 TV를 켜놓는 것은 환경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지 않는가.
그리고 마당의 존재는 필연적으로 친한 동네 사람들을 부르게 만든다. 서울의 아파트나 빌라에서 사는 친구들에게 우리의 마당은 가끔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실 수 있는 좋은 아지트이기도 하다.
오래된 이웃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우리와 놀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오랜만에 만나 신나게 뛰기 시작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친구도 만나기 힘든 시절, 마당은 아이들에게 친구까지 선물해준다.
집에 있는 엄마, 아빠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이 코로나19 시대를 견대내고 있는 비결 중의 하나는 바로 집에 있는 엄마와 아빠의 존재다.
뮤지컬 작가이자 마을기업 문화예술협동조합아이야의 대표인 아내는 코로나19 이후 지금까지와 다른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는 많은 산업에 충격을 주었는데, 특히 공연계에는 궤멸적인 타격을 안겼다. 대부분의 공연이 기약 없이 미뤄지거나 중단되었고 관련된 예술가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었다.
때문에 누구보다 바빴던 아내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대신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되었다. 아침, 점심을 챙겨주고 아이들을 책상 앞에 앉힌다.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세 명의 아이들은 각자 탭을 붙잡고 EBS 시청을 하는데, 말이 쉽지 뒤에 누가 없으면 아이들은 금세 딴 짓을 하기에, 아내는 학교에서 세 분의 선생님이 하시던 노동 아닌 노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