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40여개 여성·교육·청소년·인권단체로 구성된 '스쿨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원회'는 20일 오전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S여중·고 스쿨미투 부실감사를 규탄하고, 대전교육청이 교육감 측근단체를 성폭력예방교육 운영기관으로 선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후 교육청 항의방문을 하는 장면.
오마이뉴스 장재완
스쿨미투공대위는 이러한 S여중·고 스쿨미투 사건과 별도로, 대전교육청이 설동호 교육감 측근이 운영하고 있는 단체를 성폭력예방교육운영기관으로 선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번 스쿨미투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대전시교육청은 최근 시대착오적인 이념을 가지고 있는 특정종교집단을 성폭력예방교육운영기관으로 선정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 기관에 속한 강사가 지난 해 한 학교 성폭력예방교육에서 '혼전 성관계는 절대 안 되고 순결과 정조를 지켜야 한다'고 교육했다. 이는 성폭력 예방을 위한 성평등 의식 확산과는 전혀 무관할뿐더러,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왜곡된 사회 분위기 또한 조장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 기관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반대 활동을 한 단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학생 인권에 대한 의식 수준이 낮은 단체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전담해 진행한다는 것은 모순 아닌가.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해당 기관(N사회적협동조합)은 성폭력예방교육 운영기관으로 선정될 자격이 없다"면서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 N사회적협동조합은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측근이 운영하는 기관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대전교육청은 해당 기관이 교육감 측근 기관이라는 의혹과 선정 기관에 대한 부적절성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며 "어설픈 답변을 내놓으며 본질을 흐리는 처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대전 지역사회, 학부모, 학생을 기만하는 짓은 그만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N사회적협동조합의 성폭력예방교육 선정은 즉각 철회해야 한다. 또한 학교 구성원 모두에 대한 성인지, 성평등 가치에 기반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온전히 담당할 교육기관을 재선정해야 한다"며 "이런 전향적인 조치만이 작금의 스쿨미투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설동호 대전교육감과 대전교육청을 향해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거듭 발생하는 스쿨미투에 대해 사과할 것 ▲스쿨미투 피해학생들에 대한 2차 가해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 및 보호책을 제시할 것 ▲지역 내 여학교부터 시작해 전체 학교에 대한 스쿨미투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 ▲성평등 전담기구를 설치할 것 ▲교내 성교육의 내용, 강사 질에 대한 상시적인 점검시스템을 도입하고, 교육감과 학교 경영 및 관리자에 대한 성 인권교육 의무화 방안을 마련할 것 ▲대전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 학생인권센터를 설치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송은영 여성정치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최근 5년간 제자를 성폭행하거나 성희롱하는 등 성비위를 저지른 교사가 전국 700여명에 달하고 교단에서 쫓겨난 교사는 총 400명"이라며 "지금도 스쿨미투가 알려진 학교 외에도 대전 지역의 많은 학교에 성폭력과 성차별의 위험이 존재할 수 있다. 설동호 교육감과 대전교육청은 대전지역 모든 학교에 학내 성폭력과 성차별에 대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동호 교육감과 대전교육청은 학생들의 외침에 적극적으로 응답을 해야 한다. 더 이상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되는 학교 문화를 외면하지 말고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야만 한다"면서 "스쿨 미투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만드는 자리에 학생들을 배제하지 말고 적극적인 동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설동호 교육감에게 항의하기 위해 대전교육청을 향했다. 하지만 대전교육청은 쇠사슬 등으로 굳게 잠겨있었다. 다만, 담당직원이 나와 "교육감은 현재 코로19 고3등교 점검을 위해 현장에 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스쿨미투공대위 대표들은 면담 요구에 불응하고 교육청사 문을 걸어 잠근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 뒤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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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S여중·고 스쿨미투 부실감사 규탄, 교육감은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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