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
이희훈
가까스로 남원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가 빠져나온 후 그 날 남원행 버스운행은 중단되었다. 남원행 버스가 출발하지 않았다면, 운명적으로 광주에 갇히게 되었다면, 공수부대 총칼에 죽어 망월동에 묻혔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내 심장에는 5.18 광주민주혁명의 피가 흐른다. 미국의 승인 없이 군대와 탱크를 이동할 수 없다. 240명 주검, 어디에 묻혔는지 모르는 409명 행불자. 강산이 네 번 바뀐 40년 세월이 흘렀는데도, 사과 한 마디 없다. 전두환의 속죄가 없는 한, 광주의 학살은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다.
80년, 5월 17일 오후 5시 금남로 터미널 열일곱 살 가슴에 새겨진, 군부독재 물러가라! 그 심장에 펄럭였던, 미제국에 맞선 저항의 깃발. 그 광주에 기필코, 울려 퍼질 통일의 함성.
아 그 날의 금남로여! 아 그 저항의 깃발이여! 아 그 통일의 함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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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 기자는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의 일꾼으로, 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으로 2000년 6월 20일 폭격중인 매향리 농섬에 태극기를 휘날린 투사 신부, 현재 전주 팔복동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하고 있습니다.
'첫눈 같은 당신'(빛두레) 시사 수필집을 출간했고, 최근 첫 시집 '지독한 갈증'(문학과경계사)을 출간했습니다. 홈피 http://www.sarang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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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월 17일 오후 5시, 그날의 금남로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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