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준作 ‘그래도 그동안 고마웠다’(2020)쉬프트, 2020. 5. 7. ~ 5. 26.
주형준
주형준 개인전 '완성 연상'
전시공간 '쉬프트'에서 열린 전시 '완성연상'은 꿈속의 이미지를 화면으로 옮기는 작업을 이어온 주형준의 예술을 조명한다.
주형준은 작품 '작가 K를 만났다'에서 하나의 완성된 사각 화면의 가운데를 여러 곡선으로 잘라 나눴다. '작가 K를 만났다'를 이루는 12개의 조각들은 조금씩 다른 간격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설치되었지만, 감상자의 머릿속에서 마치 퍼즐이 맞춰지는 것처럼 합쳐져 여럿이자 하나인 이미지를 드러냈다.
우리의 시선이 꿈과 현실의 시공간을 가로지르며 허구와 실제를 연결하는 것처럼, 전시장의 비어있는 벽은 그림과 수평을 맞추며 때로 예술의 일부처럼 암시적인 공간으로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그림 속 대상이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것임을 깨닫게 한다.
주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림의 여백과 전시장의 벽 위 비어진 공간에 (관람자들이) 상상의 이미지를 더해가는 새로운 확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형준과 최가영 두 작가가 '쉬프트'와 '공간형' 각 전시장의 한편에서 공간을 '느낌 있게' 연출한 부분들이 관람자의 눈길을 끈다. 주형준은 평면작 '그래도 그동안 고마웠다'를 벽 구석에 수직으로 설치해서 기존 수평의 축이 입체적인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게 설치했다. 최가영은 공간형의 전시장 바닥 위에 자갈들을 깔아, 그 위를 걷는 관람자가 마치 그림 속 산길을 걷는 듯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연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예술이 던지는 질문들
주형준의 최근 작업은 때로 예술인으로서의 생존과 관련한 자신의 불안감을 주제로 하는데, 이는 비단 그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예술인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고용보험 사각지대의 직군 중 하나로 언급되었다. 앞서 그들은 예술로써 공공사회에 공헌한 결과에 비해 사회적ㆍ경제적 보장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으며,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접어들어 더욱 악화된 상황에 놓여있다.
주형준이 이번 전시에서 꿈속의 이미지를 통해 전하는 이야기는 개인적인 증언을 넘어서 오늘날 꿈을 품은 '미생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솔직한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