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동안 절대 무심해질수 없는 것이 인간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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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일들을 해내고 나름의 성과를 얻을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견뎌낼 힘이라도 생기겠지만 혼자 감당해내야 하는 심리적 스트레스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상대방이 일부러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닌데 나 혼자 상처받고, 똑같은 상황을 두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심코 넘길 일을 나만 유독 예민하게 받아들일 때가 있다.
내 사고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이제껏 내가 잘못 살아온 걸까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육체적 스트레스와 심리적 스트레스 중에 나는 후자에 더 약한 편이고 그 중에서도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힘들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내가 살아가는 동안은 절대 무심해질수 없다. '내가 이만큼 내어줬으니 너는 나에게 이만큼 돌려줘야 해'라는 계산이 아니더라도 어느 순간 훅하고 들어올 때가 있다.
기대치가 큰 만큼 실망감도 큰 법. 주로 이렇게 서운한 일이 생기는 경우는 내가 마음을 준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잠시 스쳐지나가는 인연에는 내가 마음을 담아 준 것도 없고, 그 사람에게 기대도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예의만 지킨다면 보통의 관계에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마음을 나누거나, 내가 마음을 열고 있는 사람에게는 잘해주고 싶은 마음과 관심 받고 싶은 마음에 겉으로는 아무 조건 없이 이해하고 참은 것 같은데 마음 깊이 들여다보면 사소한 대가라도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길 가다가 네 생각나서 샀어', '너랑 자주 먹었던 음식을 먹으니 네가 생각나서 연락했어'처럼 큰 선물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일상 속 표현에도 감동하게 된다. 기대가 없으면 애정도 없다라는 말이 비단 연인관계뿐 아니라 우리가 만든 모든 인간관계에 해당하는 말이지 않을까.
부부관계도 마찬가지고 부모자식간도 마찬가지다. 무조건적인 사랑이지만 '내가 당신을 위해, 내가 너희들을 위해 이만큼 노력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니'라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가지기 때문에 상처받고 실망한다.
출근할 때 입고 나갈 셔츠를 준비해 놨는데, 밥 못 먹고 올까 봐 저녁도 차려 놨는데... 신경 써서 챙겨줬다고 생각한 날 남편이 심기 건드리는 말을 뱉는다면. 또는 아이들이 싸워도 화내지 않고 오늘은 좋은 엄마 해야지 하고 마음 먹고 두 번 세 번 참았는데 평소랑 똑같이 방을 어지럽히고 하루종일 싸운다면. 그날은 내가 이렇게 참았는데 너흰 도대체 왜!! 하고 화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