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자유통일당 합당한 조원진 대표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사진 왼쪽)와 서청원 의원(사진 가운데). 사진은 지난 3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우리공화당-자유통일당 합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남소연
이번 총선에서 우리공화당은 253개 지역구 중에서 42곳에 후보를 냈다. 후보들의 지역 분포는 비교적 다양했다. 이 당 홈페이지에 공개된 '지역구 출마자 및 시도당 연락처'에 따르면, 제주에서 1명, 전남에서 1명, 경남북 및 대구·부산에서 15명, 충남·대전에서 4명, 강원에서 2명, 경기·인천에서 9명, 서울에서 10명이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 전북·충북·광주·세종·울산을 제외한 12개 시·도에서 후보를 배출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당 대표 조원진마저 자신의 아성에서 패배했다. 대구 달서병 지역구에서 4선에 도전한 그는 미래통합당 김용판 후보(55.7%), 더불어민주당 김대진 후보(27.6%)에 이어 15.1% 득표로 3위를 기록했다.
1998년 재보궐선거 및 2000년 제16대 총선 때 무소속으로 대구 북구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조원진은 2008년 제18대, 2012년 제19대, 2016년 제20대 때 지금의 대구 달서병에서 각각 49.2%, 74.8%, 66.2%로 3연속 당선됐다. 세 차례 선거와 비교하면 이번에 거둔 15.1%는 상당히 저조하다.
정당투표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공화당에 표를 던진 유권자는 20만 8719명. 득표율은 1%에도 미치지 않는 0.74%였다. 지역구는 물론이고 비례대표에서도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극우 장외집회를 주무기로 삼는 우리공화당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서울역 집회가 중단된 것으로 인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시키는 위성정당이라는 꼼수가 등장한 것도 이 당에 불리했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대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의 2파전으로 선거 국면이 전개된 것 역시 불리했다.
0.74%
하지만 최대의 패인은 지난 3년간 보여준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의 시대적 요구에 정면으로 맞서 '박근혜 석방'과 '과거 체제로의 회귀'를 외친 그들의 지난 3년에 대해 국민이 매긴 점수가 바로 0.74점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이 이들의 목소리를 냉정하게 외면한 것이다. 국민들이 불신임 결정을 내렸다고 말해도 과하지 않아 보인다.
우리공화당을 한층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국민 대다수뿐 아니라 극우 유권자 상당수도 그들에게 등을 돌렸다는 점이다. 극우정당의 대표성마저 더 이상 가질 수 없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정당투표에 참여한 정당은 35곳이다. 이중에서 강경보수로도 볼 수 있고 극우로도 볼 수 있는 정당은 대략 11곳이다. 12곳으로도 볼 수 있지만, 어느 한 정당의 경우에는 당의 이념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너무 적게 공개돼 있어서 이 글에서 생략한다. 이 당에 대한 지지율이 매우 미미하므로, 이 당을 생략한다 해도 이 글의 전개에는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 11곳을 득표율 순으로 열거하면 기독자유통일당(1.83%), 우리공화당(0.74%), 친박신당 (0.51%), 자유의새벽당(0.36%), 새누리당(0.28%), 가자코리아당(0.12%), 자유당(0.07%), 국민참여신당(0.05%), 국민새정당(0.04%), 남북통일당(0.03%), 대한당(0.01%)이다.
이들의 득표율을 합하면 4.11%다. 5.42%를 얻은 열린민주당에 조금 못 미친다. 그리고 이들이 얻은 표는 총 114만5325표다. 태극기집회 참가자 규모의 최대치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위의 득표율 순서에서도 나타나듯이 우리공화당은 극우세력의 대표성을 상실했다. 전광훈 목사와 김문수가 참여하는 기독자유통일당이 51만3159표를 얻어 20만8719표를 얻은 우리공화당을 2배 이상 앞질렀다.
기독자유통일당이 51만 표를 얻은 사실은, 존재하지도 않는 '주사파 50만을 잡아내자'고 광화문광장에서 열렬히 외쳤던 전광훈 목사의 열변을 연상시킬만 하다. 한편, 홍문종 의원의 친박신당은 14만2747표를 기록, 우리공화당의 득표수에 어느 정도 근접했다. 극우세력 내에서 우리공화당의 위상이 상당히 많이 약해졌음을 알 수 있다.
이승만의 위상이 높아질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