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주선씨 결혼식에 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명절 때 온 식구가 모이면 20명이 넘는 대가족이다.
<무한정보> 김두레
"거실 저짝부터 여짝까지 꽉 차요. 손주 여섯에 아들, 딸, 며느리, 사위 모두 모이면 시끌벅적하지요. 얼마 전 막내 장미가 대학에 가 둘이 지내는데, 빈집 같고 허전하고 뭔가 잃어버린 거 같아요. 엄마아빠 둘만 지낸다고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와 집밖 구경도 가고 그래요. 우리 애들이 복덩이에요."
자식 자랑하느라 오씨의 얼굴이 환하다.
"큰애가 잘하니 동생들도 쫓아 잘하는 게 대견해요. 얼마 전 막내(장미씨)를 대학교 기숙사로 데려다줬는데, 그새 언니들한테 집에 좀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장미는 어찌나 우리한테 귀염을 떠는지 몰라요."
아빠와 60살이 넘게 차이 나는 늦둥이 장미씨가 어려워하지는 않느냐고 묻자 윤씨는 "아녀, 아주 알랑쟁이유" 하고 껄껄껄 웃는다. 훌륭하게 7남매를 키워낸 부부에게 꼭 필요한 출산장려정책에 대한 우문을 던졌다.
"뭐 특별한 거 있나요. 결혼을 하려면 번듯한 직장을 구해야 하고, 애를 낳아 가르치려면 수업료 걱정 없어야 하고, 맞벌이하는 부부들은 애들 믿고 맡길 데가 있어야 하고, 주부들도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래야지. 내가 많이 낳아 키워보니 그렇더라고."
오씨의 현답이다. 이들에게 서로를 향한 격려를 부탁했다.
"그런 거 할 중 물러유"라던 윤씨가, "서로 고생하고 잘 살았으니까 더 바랄 것 없어요. 애들 잘 키워놨으니 돈은 없어도 웃어가면서 살아야지. 둘이 이제 뭐한댜? 어디 놀러도 가고 구경도 가고 해야지"라는 아내의 말에 "나도 이하동문유"라고 맞장구를 친다.
오씨는 "곰실에서 사는 동안 항상 주변에서 도와주는 이들이 있어 인심을 잃지 않고 지내왔다"고 추억한다. 그 고마움으로 지금까지도 자식들에게 '사람은 혼자는 살지 못하니 서로서로 도우며 싸우지 말라'고 가르친단다.
부부는 4년여 전부터 예산 읍내로 나와 지내고 있다. 여느 어르신들처럼 그동안 살아온 세월 이야기를 책으로 엮으면 역사가 되고 베스트셀러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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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칠 남매집 행복비결 "애덜이 복뎅이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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