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올로 조르다노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
은행나무
파올로 조르다노는 이탈리아의 물리학자이자 작가다. 그는 2월 29일,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8만 5천 명을 넘어서는 시점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글이 도착할 즈음에는 상황이 크게 바뀔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 시점의 고찰이 결코 그날만의 고찰은 아닐 거라는 믿음으로, 나날이 변화하는 현장의 상황과 그로부터 쌓여가는 지혜의 방향을 찾으려 애쓴다.
"우리는 감염자와 완치자, 사망자의 수를 세고, 입원자의 수와 학교 결석일수를 센다. 주식 시장에서 날아간 수십억과 마스크 판매 수, 진단 사이의 결과가 나오는 시간을 센다"면서, 그 각각의 날에서 숫자를 떼어놓으면 무엇이 남을지, 수치가 아닌 가치를 부여할 슬기를 찾자고 말한다.
오늘의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수치에만 집착하며 가치를 생각하지 못한 날들을 돌아보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제안이겠다.
"우리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각자가 알아서, 그리고 함께 성찰해야 한다. 나는 어떻게 해야 괴물 같은 자본주의가 덜 무시무시하게 되는지, 경제 체제를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지, 환경과의 협정을 어떻게 다시 맺어야 하는지 모른다. 나는 나의 행동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도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생각하는 용기를 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필요한 시간만큼 집에 머물자. 환자들을 돌보자. 고인들을 애도하고 가슴에 묻자. 하지만 지금부터 미래를 떠올리며 도모하자. 그래서 상상할 수 없는 것이 또다시 우리를 기습하는 일이 없게 하자." - 책 속에서
의료와 건강은 공동체의 기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