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인 사람들을 위한 보수주의 안내서』, 러셀 커크, 2019, 지식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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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시작에 도움을 줄 저서가 존재한다. 바로 러셀 커크의 <지적인 사람들을 위한 보수주의 안내서>가 그 책이다. 러셀 커크는 우리에게 <보수의 정신>의 저자로 익숙한 학자이다.
러셀 커크의 경우 에드먼드 버크라는 영국 정치철학자를 보수주의 이념의 정수로 재개념화 하면서 20세기 보수주의 정치철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학자라고도 볼 수 있다. 그는 짧고 간명하게 보수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초적 개념을 정립한다.
보수주의의 10가지 정수
저자는 근대 보수주의의 시작을 프랑스 혁명 당시 혁명 세력의 파괴적 행동을 비판한 세력을 그 시작으로 본다. 프랑스 혁명 세력이 인류가 보존해야 할 숭고한 가치들을 무너뜨리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던 세력의 중심에는 에드먼드 버크가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버크의 사상 속에서 정치사회화 된 이들이 신대륙으로 건너가 미국을 건설하였고 이들은 미국이라는 성공적인 국가를 만들었음을 주장한다. 보수주의적 가치를 유지해 왔기에 미국이라는 국가는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저자는 보수주의의 정수를 10가지로 소개한다.
I. 인간과 국가는 개별 인간을 넘어선 지혜, 달리 말하면 신의 정의에 의해 지배된다. 이렇게 형성된 인간의 본성과 시민 질서를 제멋대로 훼손하여서는 안 된다.
II. 사회적 다양성을 존중하여야 하며 절대적 평등과 획일화를 거부해야 한다.
III. 정의란 개인들의 능력과 성실성에 따르는 정당한 몫의 분배이다.
IV. 개인의 자유는 재산과 분리할 수 없다. 재산이 없다면 모든 개인은 정부의 호혜에만 매달리게 된다.
V. 권력 집중화는 사회적 퇴락이다. 권력은 견제되어야 하고 분권화 되어 있어야 한다.
VI. 인류는 이틀 전에 생겨나지 않았다. 과거의 지헤는 분명히 배울 점이 존재한다.
VII. 근대 사회는 획일화 되고, 권력이 집중된 집산주의가 아니라 공공성에 기반한 진정한 공동체를 필요로 한다.
VIII. 각 정치 체제들은 각기 특성을 지니며 그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
IX. 인간은 완벽해질 수 없다. 정치 제도도 마찬가지이다. 즉, 이상향을 만들겠다는 주장은 허구이다.
X. 변화와 개혁은 같은 것이 아니다. 혁신은 파괴적일 수도 있다. 천천히 이루워지는 변화는 사회를 보존하는 수단이다. 인위적이고 허구인 변화를 강제로 추동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물론 저자가 제시한 보수주의의 정수는 냉전시대라는 당시 상황과 연결시켜 생각해야 한다. 이상향을 만들겠다는 주장 아래 중앙집권화와 개인의 자유, 재산권을 강탈한 공산주의 세력에 대해 자본주의 진영도 비판을 하기 위한 이념적 토대가 필요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