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식 레드카펫 걷는 김정은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레드카펫을 앞장서 걷고 간부들이 뒤따르고 있다.[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 건강이상설이 국내에 퍼지는 데에는 외국 매체 보도도 한몫했다. 미국 CNN은 4월 20일 김 위원장이 수술뒤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속보를 전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였다. <연합뉴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내 언론은 이를 그대로 받아 속보를 쐈다.
이어 <블룸버그통신>이 김 위원장이 위독한 상태라고 보도하자 이 역시 바로바로 인용보도됐다. 이들 매체가 보도한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검증한 곳은 없었다. 김정은 건강이상설, 위중설, 수술설이 국내에 확산된 건 이른바 '외신 받아쓰기'를 통해서다.
'유튜브' 역시 CNN의 보도를 열심히 전달했다. 2주 전 <조선일보>가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김광일의 입'은 CNN 보도를 인용했다.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긴급 속보"라면서 "김정은이 수술 후 중태"라고 전했다. 영상은 19만 조회수를 달성했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했지만, 김 논설위원은 오보 영상에 대해 별도로 사과하거나 설명하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영국은 한국보다 정확한 북한 정보를 지니고 있을까. 미국의 관리·전문가는 한국의 전문가들보다 북한에 능통한 걸까. 전문가들은 "북한 뉴스에서 가장 정확한 많은 정보를 지닌 건 대한민국"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실상 외국 매체는 북한을 3대 세습을 하는 특이하고 이상한 나라로 알고 있을 뿐, 북한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거나 접촉하며 전문기자를 양성하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 공신력이 있는 외신이더라도 북한 관련 뉴스 오보 발생이 잦은 편이다. CNN은 2014년 11월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사망' 오보를 낸 바 있다. 2014년 영국 <더타임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미국 NBC는 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이 '개에 물려 죽었다'는 오보를 내보냈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미국·영국이 우리만큼 북한에 관심을 갖고 관련 정보가 많을까"라고 반문하면서 "북한 정보는 우리가 압도적으로 많다, 남북 문제에서 우리는 당사자인데 해외 언론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는 건 무책임한 보도"라고 짚었다.
[포인트 셋] 북한 정보를 공개하자
'북한 관련 정보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도 북한 관련 오보를 줄이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정보 당국이 보안상의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북한 정보를 폐쇄적으로 다룰 때, 확인되지 않는 정보가 첩보로 포장돼 유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언론의 신뢰도 하락과 독자들이 허위정보에 노출되는 결과를 낳는다.
현재 북한 관련 업무를 하는 국가정보원,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는 부처별로 북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련 부처들이 이를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건 아니다. 이른바 전문가 집단 역시 이들 부처가 수집한 북한 정보에 공식적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국가에서 수집하는 북한 정보를 일정 수준 내에서 공개하며,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라면서 "북한 관련 정보를 보안 취급하며 공유하지 않으면, 일방적인 정치적 입장에서 해석된 '오염 정보'들이 언론에 흘러나오기 쉽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정보공유 시스템'이 강조되기도 한다. 상호간 정보 교류를 정례화하며, 기초 수준의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대북 정보는 보통 보안 문제 때문에 정보기관들이 공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양질의 정보를 유통하려면 어떤 형식으로든 일정한 수준의 정보를 오픈해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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