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7일 경북대 화학과 실험실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4명의 학생들이 화상을 입었다. 사진은 불에 탄 실험실 모습.
대구소방본부 제공
경북대 총학생회와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 경북대민주화교수협의회 등은 피해학생 가족들과 함께 6일 오후 경북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가 가족들에게 치료비 중단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국가기관인 국립대학교가 학생을 버렸다는 것은 국가가 국민을 버린 것과 같다"며 "경북대는 병원 측과 지불보증을 즉시 체결해 피해 학생들의 치료를 끝까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피해학생의 아버지인 임덕기씨는 "통증과 상처로 얼룩진 몸을 보며 매일매일 울고 힘들어하는 이 절망의 시간을 부모가 대신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경북대 총장은 피해학생들과 부모들에게 왜 지금까지 사과하지 않느냐"고 울부짖었다.
임씨는 "생사의 고비 속에서 힘겹게 버텨온 학생과 부모들에게 총장은 어떤 설명과 논의도 없이 치료비 지급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치료비 지급 규정이 없다고 하는 총장은 과연 학생의 스승이 맞느냐"고 비판했다.
피해학생 가족이라고 밝힌 박창준씨는 "올해 본예산, 예비비, 추경편성, 미지급 보험금 등 가용 예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없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여론이 악화되자 말 바꾸기를 통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학생들의 병원비 모금에 나선 경북대 총학생회도 "실험과 실습은 대학에서 중요한 학습 활동이며 이는 실험, 실습을 하는 학생들이 피해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대학본부는 이러한 상황이 다시 일어났을 때도 재정 부담을 이유로 등을 돌릴 것인가"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총장실로 가 김상동 경북대 총장을 면담하려 했으나 자리에 없어 만나지 못했다. 이들은 총장실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총장을 만났으나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3시간 30분 가량 김상동 총장과 가진 면담에서 피해학생과 가족에게 공식 사과할 것, 학교 측이 가족들에게 치료비 관련 협의하지 않았음에도 협의했다고 한 점에 대한 사과, 병원에 지급보증을 해 계속 치료를 받도록 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김 총장은 이 가운데 학생과 가족에 대한 사과는 했지만 가족들과 협의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고 병원과의 지급보증에 대해서는 "규정을 찾아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이날 밤 9시쯤 협상은 결렬됐고 피해자 가족들과 일부 학생과 교수 등은 김상동 총장의 확답을 받을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며 총장실에서 밤샘 농성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