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지역화폐카드 '군포애머니'
이주영
경기지역화폐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도내 시·군 단위로 발행하는 대안화폐다. 지역마다 종류(카드형, 모바일형, 지류형)가 다른데, 군포시는 카드형이다. 이름은 '군포애머니'. 시 안에서만 쓸 수 있다. 선불카드처럼 미리 넣어둔 돈에서 사용할 때마다 차감되며, 충전금액의 6~10%를 인센티브로 줘서 그만큼의 할인 혜택이 있다(참고 :
경기지역화폐 홈페이지).
내가 군포애머니를 발급받은 건 지난해 가을이었다. 자주 지나는 길목에 현장 부스가 차려져 있었고, 마침 지역화폐카드 도입 기념으로 인센티브 이벤트를 진행 중이었다. 가입 절차도 쉬워 냉큼 카드를 만들었다.
지역화폐카드는 소속된 시·군의 웬만한 곳에서 다 쓸 수 있다. 단,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안 된다. 그런데 이 제한이 내겐 꽤 높은 허들이었다.
3인 가구인 우리 집은 살림에 필요한 물건 대부분을 대형마트에서 소비해왔다. 식재료는 물론이고 간식으로 먹을 빵과 아이스크림, 아이가 가지고 놀 색종이, 반려견의 사료, 렌즈 세척액까지, 전부 동네에 하나뿐인 대형마트에서 샀다. 주차장도 넓고 복잡한 이동 없이 한 번에 장을 볼 수 있어 편리했다. 그곳엔 거의 모든 것이 있으므로 뭔가 살 게 생기면 일단 대형마트로 갔다. 코로나19의 범유행 속에서도 방문객이 적은 시간대에 마스크를 쓰고 재빨리 다녀왔다.
대형마트에서 대체로 모든 걸 해결하니 지역화폐카드를 쓸 일이 없었고, 자연스럽게 군포애머니는 지갑 한구석에 꽂힌 채 잊혔다. 그랬다가 겨울을 지나 봄과 함께 다시 내 앞에 돌아온 것이다.
재난기본소득을 쓰기 위한 예행연습
4월이 되자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의 구체적 지급계획이 나왔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기존에 보유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지역화폐카드로 빠르게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지역화폐카드를 택하기로 했다. 재난기본소득은 어떻게 지급받든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쓸 수 없는 건 똑같지만, 상인이 받는 혜택에는 차이가 있다. 경기지역화폐로 결제할 경우 신용카드 대비 수수료를 0.3%p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경기도 측의 설명이다. 가맹점이 내는 신용카드 최저(영세가맹점, 연 매출 3억 원 이하) 수수료율이 0.8%인 반면, 지역화폐카드의 수수료는 0.5%로 체크카드의 최저 수준과 동일하다.
재난기본소득의 취지가 지역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 숨통을 틔우는 것이라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수단을 이용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