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고등학교에 친일 행적으로 논란을 빚은 안용백 교장의 흉상이 서 있다. 수년 간 철거 운동 끝에 4월 28일 최종 철거 이전 됐다.
김보성
부산 경남고등학교 내에 세워진 친일파 안용백 전 교장의 흉상이 결국 철거됐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안 전 교장의 흉상은 28일 철거돼 학교 밖인 총동창회로 옮겨졌다.
정대호 경남고 교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에서도 일제 잔재 청산 조례가 제정됐고, 여기엔 학교장이 학교에 남아있는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며 "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의견도 철거로 일치된 결과"라고 말했다.
"구성원 의견 철거로 일치"
정 교장은 "우리 근대사가 불행했던 이유는 친일을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이 문제를 지적해온 민족문제연구소 등의 주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흉상은 만인의 사표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정 교장은 "경남중·고 총동창회와 협의를 거쳤고, 기증자인 졸업생에게도 이 부분을 설명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학교와 총동창회 측은 내달 1일 남아있는 기단 등을 모두 제거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종민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장은 "청산하지 못한 역사는 계속된다. 철거를 결정한 이번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정대호 교장과 친일행적을 바로 잡으려 한 학생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시했다.
홍동희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대표도 "시민단체와 교직원, 학생들이 함께 노력한 결실"이라며 "이를 계기로 다른 여러 학교에 남아있는 친일잔재도 적극적인 청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용백 전 교장은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 따르면 1941년 총독부 기관지 '조선'에 '일본 정신을 체득함으로써 내선일체를 이루자'고 주장하는 내용의 글을 기고하는 등 친일에 앞장섰다. 그는 조선총독부에서 일하며 창씨개명과 내선일체, 황국신민화 정책을 선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