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암 용산구곡의 중심으로 용이 수련 후 여의주를 얻은 바위다. 오른쪽 바위 위에 ‘5곡 황룡암’이라고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해마다 연정원 계룡지부에서 계룡산 산신제를 지내는 곳이다.
정명조
용을 찾아 '1곡 심룡문(尋龍門)'을 열고 들어가니, 용은 '2곡 은룡담(隱龍潭)'에서 조용히 숨어 때를 기다리고 있다. '3곡 와룡강(臥龍岡)'에 올라와 수련하고, '4곡 유룡대(游龍坮)'에서 헤엄치며 논다.
용산구곡 중심은 '5곡 황룡암(黃龍岩)'이다. 수련이 절정에 달해 여의주를 얻은 곳이다. 넓은 바위에 '태극암(太極岩)'과 '궁산을수(弓山乙水)' 등 여러 가지 글씨가 있다. '취음 권중면 임신팔월(翠陰 權重冕 壬申八月)'이라는 글씨도 있다. 임신년(1932년) 8월에 취음 선생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곡 현룡소(見龍沼)'에서 용은 일취월장하여 세상 이치를 꿰뚫는 능력을 갖게 된다. '7곡 운룡택(雲龍澤)'에서 구름을 만나 조화를 부리고, '8곡 비룡추(飛龍湫)'에서 드디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그리고 마지막 '9곡 신룡연(神龍淵)'에서 용은 신이 된다.
승천하는 용은 일제 강점기에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인재를 상징했다. 그들이 조용히 숨어 준비하다가 때가 되면 멋지게 하늘로 날아오르기를 빌었다. 민족 번영을 가져와 국권을 되찾으리라고 굳게 믿었다. 안타깝게도 취음 선생은 조국 광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9곡을 끝으로 골짜기를 벗어나 등산로를 따라 1.72km 오른다. 큰골삼거리를 거쳐 금잔디고개에 다다른다. 여기서 맞은편 쪽으로 내려가면 갑사 계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