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사 스토리닷에서 지어낸 여러 책들
스토리닷
혼자서 책을 엮고 짓고 내놓고 알리고 파는 작은 출판사 책지기님이 빚은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이정하, 스토리닷, 2020)를 읽었습니다. 요즈막에 이 책이 새삼스레 떠오릅니다. 이른바 집콕을 하는 어린이·푸름이하고 어버이가 이 책을, '손수 책을 엮어서 펴내어 알리고 파는 길'을 다룬 이런 책을 읽으면 꽤 뜻있고 재미있겠구나 싶습니다.
신문이며 방송에 가득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 들여다보면서, 오늘날 같은 돌림앓이 이야기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달라진 삶을 글로 써 보고, 이렇게 스스로 쓴 글을 스스로 엮어서, 마침내 스스로 책 하나로 꾸려 보면 좋겠다고 봅니다.
내가 만들 책은 이력서에 한 줄 더 넣기 위해서 만드는 첵이 아니다. 어렸을 적 출판사를 해보고 싶었던 로망 따위는 더더욱 아니다. 요즘처럼 차고 넘치는 정보 속에서 단 한 권의 책으로 묶여서 나올 이유, 그 앞에 당당할 원고를 책으로 만들어야 한다. (90쪽)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어버이랑 함께 책을 짓는다면 바로 '온누리에 딱 하나 있는 이야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남이 살아낸 이야기가 아닌, 우리 스스로 살아낸 이야기입니다. 오늘날 삶터를 우리 눈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갈무리하고, 앞으로 이 삶터를 어떻게 일구면 아름답고 즐거울까 하는 꿈을 우리 손으로 옮기는 책이 태어날 만합니다.
3월 1일부터 5월 1일까지 날마다 이야기를 써 보았다면, 또는 아직 써 보지 않았다면, 여기에 올해가 저무는 12월 31일까지 이야기를 꾸준히 써 본다면, 또는 한 해치로는 아쉽구나 싶으면 두 해나 세 해치를 잇달아 꾸준히 써 본다면, 우리는 저마다 글쓴님이 되고 지음님이 됩니다. 이 이야기꾸러미를 손수 엮어서 책으로 선보인다면, 우리는 저마다 '1인 출판'을 하는 셈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