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선거 밀양 ·의령·함안 ·창녕 선거구에서 당선된 미래통합당 조해진 당선자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당도 나라도 경제,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이다”며 “21대 국회에서 나라와 당을 위해 제 역할을 할 각오를 하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유성호
미래통합당이 지난 4.15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오랫동안 국회에서 봤던 얼굴들을 21대 국회에서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그 상황을 뚫고 다시 국회로 돌아온 얼굴들도 있다. 지난 18~19대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하다 20대 총선 낙선을 거쳐 21대 총선에서 승리한 조해진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당선자도 그 중 하나다.
조 당선자는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역임할 당시 정무보좌관을 지냈다. 동시에 그는 '친유승민계' 인사로도 꼽힌다. 유 의원의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는 총선 후 닷새 만인 지난 20일 여의도 국회에서 조 당선자와 만났다.
조 당선자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돌아오게 됐다"며 국회 복귀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당의 사정을 의식한 듯 그의 얼굴에서는 웃음기를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통합당의 총선 참패 원인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조 당선자는 "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고, 국민들에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지난 20대 총선부터 이미 국민들의 마음은 통합당에서 떠나 있었다"며 "당을 향한 국민들의 실망과 원망, 불신과 분노를 해소하지 않은 채로 총선에 임한 게 실패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풀뿌리 민심을 얻는 작업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보수가 대한민국 5000만 국민 모두를 국가 일원으로 존중해야 한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안고 간다는 기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당선자는 보수 재건을 위해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에 '자기성찰'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보수' 하면 애국을 떠올리는데, 진짜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지,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에 관심이 있는지, 당선자들이 가슴에 손을 얹고 자기성찰부터 해봐야 한다"며 "소명 의식이 없다면 국회의원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 실정,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
▲ 초선 의원에 '자기 성찰' 주문한 조해진 ⓒ 유성호
- 4년 만에 국회의원으로 복귀하게 됐다. 소감은?
"어려운 시기에 돌아오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 당도 나라도 경제·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다. 21대 국회에서 우리 보수 정당이 나라에 필요한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판단했다. 실천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정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의정 생활을 하지 않았던 20대 국회 기간 동안 무엇을 했나.
"정부·여당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 또 우리 보수 정당의 문제가 무엇인지, 다시 살아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국민들이 정치권에 불신을 갖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그 이유는 국회의원들이 말로는 국민과 나라를 이야기하면서 실은 다 자기가 출세하고 기득권 유지하고 대우 받으려고 정치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여야 할 것 없이 그게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어떤 결정을 하든 나라 발전과 국민 성장이 우선이고, 속한 정당의 위상이나 내 진로는 그 다음이어야 한다."
- 여당이 압승한 이번 총선을 어떻게 평가하나.
"여당이 압승했지만, 이를 '국민들이 정부·여당의 지난 3년 국정을 잘했다고 평가했다'고 해석해선 안 된다. 국민들은 총선으로 문재인 정권의 지난 3년을 심판하고, 더 나은 비전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길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정부·여당은 그동안 해오던 대로 선거에 임했고, 이를 극복해 더 나은 나라로 이끌어가야 할 견제 세력인 우리 통합당은 정부의 실정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으며 국민들에 나은 비전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국민들 입장에서 정권을 심판할 수도 신임할 수도 없게 됐고, 그것이 여당의 유례없는 압승으로 나타났다."
-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게 통합당 패배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는데, 그러면 통합당이 어떻게 했어야 했나.
"경제 실정 등 문제만 이야기하고 말 게 아니라 정확하게 뿌리, 즉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해 원인을 분석해야 했다. 또 그것을 넘어 문재인 정부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비전 제시를 했어야 했다. 예를 들어, 경제를 어떻게 살려낼 것인지 국민 피부에 와닿게 설명해야 한다. 저렇게 하면 경기도 살아나고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이 가능할 수도 있겠구나 싶도록. 퍼주기 식의 미봉책 일자리 말고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 대책을 내놓고,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보여줬어야 했다."
"국민 마음, 20대 총선 때부터 떠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