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정 I '무제(Untitled)' 유화 130×162cm 2019
김형순
그의 작업노트를 읽다보면 '노스탤지어'와 '멜랑콜리'라는 단어가 눈에 뜨인다. 노스탤지어는 작가가 런던 유학 중 '내셔널갤러리'에서 본 거장들 작품과 작가가 관심을 뒀던 고대신화, 문학, 음악 등이 오버랩 되는 과정 속에서 나온 생각이고, 멜랑콜리는 주로 도시에 사는 현대인의 삶에서 겪는 권태, 우울함, 외로움의 정서를 대변한 것이라고 작가도 밝힌다.
그림을 더 살펴보면, 우주와 인간이 그 무한성과 그 유한성을 넘어 화폭 속에서 하나의 풍경이 되는 것 같다. 화면을 균질하게 칠한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두께가 있어 입체감을 준다. 물감의 물성과 작가의 정신성이 결합되는 과정이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경로 속에 형성되는 그의 추상적 표현은 '칸딘스키'의 추상화처럼 격한 운동감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회화의 요소가 모였다 흩어졌다 하면서 예상치 못한 울림을 일어난다. 그런 결과로 작가도 예상 못한 심미적 영역이 형성되면서 관객이 여기에 빠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