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정부의 등교 재개 방침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페이스북 그룹 '내 아이는 코로나19의 실험용 쥐가 되어서는 안 된다'의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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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부적절한 비유" 발끈한 보건당국
다음날인 7일 덴마크 보건당국의 책임자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문을 다시 여는 것은 사회적 실험이 아니다. 우리는 아이들과 선생님을 실험실 쥐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런 비유를 매우, 매우, 강력하게 반대한다."
인구 550만 명인 덴마크에서는 9일(현지시각) 현재까지 코로나19 사망자가 237명이다. 확진자는 5635명. 덴마크 정부는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 다른 유럽나라들에 비해 의료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코로나19가 통제가능한 범위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서서히 '사회활동 재개'를 시도할 계획이며, 그 첫 번째가 초등학교, 유치원 '등교 재개'다. 이런 조치는 학부모들이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보다 일터에 나가 경제활동을 하게 해서 심화되고 있는 경제침체를 완화해 보겠다는 의도도 있다.
덴마크 정부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문을 다시 열더라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할 수 있게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러가지 코로나 예방규칙을 정하고 이것을 지킬 준비가 안 된 학교는 문을 열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 학교 교장 선생님들은 학생들 간에 2미터 거리 두기, 매 2시간마다 모든 학생이 손을 씻기 등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그동안 9세 이하의 어린이 1924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이중 1.8%가 확진자가 되었다. 이는 어른 확진율 9.9%보다는 훨씬 낮다.
그러나 페이스북 항의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여전히 걱정한다. 어린 아이들이 보건규칙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고, 행여나 코로나에 감염되면 집에서 부모나 친척들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식당이나 미장원 등 어른들이 이용하는 곳은 문을 닫은 채 초등학교와 유치원부터 문을 열 예정이어서 논란은 뜨거워지고 있다.
덴마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논란은 곧 '세계의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학교 문을 다시 열겠다'는 정부, 교육당국의 입장과 '우리 아이를 보낼 수 없다'는 학부모의 갈등은 여러 나라에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는 곧 덴마크와 비슷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호주는 학교의 문을 계속 닫고 먼저 식당과 상점들의 문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