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의 실내.
현대자동차
3세대 G80에는 GV80에 적용된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스마트크루즈 컨트롤은 차가 차선을 유지하며 설정된 속도에 따라 앞차와의 거리를 지키며 주행하도록 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과속단속구간에서 제한 속도 내로 속도를 줄이고 고속도로 출구에서는 감속까지 스스로 해냈다. 헤드 업 디스플레이에는 내비게이션 정보와 차량 속도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 외에 주변 차량 흐름까지 보여줘 안전운전을 돕는다.
전방 카메라로 촬영한 주행영상을 실시간으로 내비게이션 화면에 띄운 후 가야할 경로 정보를 전달해 주는 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쓸 만하다. 다만 일상적인 운전에서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에 나오는 정보를 보는 경우가 많아 실제 활용도는 떨어질 수 있다.
G80에는 스티어링휠을 조작하지 않더라도 방향지시등 활용해 차선을 변경할 수 있는 기능도 들어가 있다. GV80을 운전하면서도 지적했지만 활용도는 높지 않을 것 같다. 방향지시등 레버를 살짝 들어올린 상태를 3~4초 유지해야 옆 차선으로 진입하는데 그냥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편이 훨씬 편리하다. G80에는 '이런 기능까지 있다'를 보여주고 자율주행의 진화 방향을 보여주는 용도로 이해하고 싶다.
이날 시승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직각·평행 주차까지 가능한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는 주차에 어려움을 느끼는 초보운전자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디자인과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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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3세대 G80의 외장 디자인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준대형 세단인 3세대 G80을 출시했다. ⓒ 현대자동차
GV80과 마찬가지로 G80 디자인의 핵심도 '두 줄'이다. 지난 1월 GV80을 출시하면서 "'두 줄'은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강력한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대로다. GV80과 G80은 SUV와 세단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디자인은 '한 가족'이라는 정체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전면부는 가운데 자리 잡은 방패 모양의 오각형 그릴(크레스트 그릴) 좌우로 2단으로 분리돼 두 줄을 그려내는 헤드램프가 짝을 이룬다. 제네시스의 엠블럼(상징)을 형상화한 모습이다. 두 줄은 측면과 후면으로도 이어진다. 측면에는 앞문에 방향지시등을 표시해주는 램프(사이드 리피터)가 두 줄을 받아 후면 램프까지 이어준다.
전면과 측면이 준대형 세단의 '우아함'을 드러내려 애썼다면 후면부는 상대적으로 역동적인 느낌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뒷모습은 지붕에서 쿠페 스타일로 완만하게 선이 떨어지고, 말굽 형태의 둥근 굴곡을 준 트렁크 모양까지 더해져 G80을 젊게 보이게 한다. 덕분에 사장님이나 회사 임원들만 타는 차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더 젊은 세대가 타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G80의 전장(길이)·전폭(넓이)·전고(높이)는 4995·1925·1465㎜다. 2세대보다 전장은 5mm, 전폭은 35㎜ 넓히고 전고를 15㎜ 낮췄다.
실내도 GV80과 큰 차이가 없다. 화려함을 덜어낸 대신 깔끔하다. 공조장치와 열선·통풍 시트 등을 제어하는 조작버튼은 대부분 14.5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에 흡수됐고 송풍구도 옆으로 길게 늘려 존재감을 잘 드러내지 않게 숨겼다.
센터콘솔에도 다이얼 방식의 변속기만 볼록 튀어나와 있을 뿐 드라이브 모드 제어 장치 등은 모두 버튼 방식으로 납작하게 엎드려있어 매끈하다. 운전석을 포함한 시트는 고급 소파에 앉은 듯 편안하다. 비싼 만큼 제 값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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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3세대 G80의 실내 인테리어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준대형 세단인 3세대 G80을 출시했다. ⓒ 현대자동차
수입차 수요 흡수할까, 현대차가 거는 기대
3세대 G80은 해외에서 "독일 자동차 메이커 3사의 경쟁자를 위협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고급 세단이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개별소비세 1.5% 기준으로 가솔린 2.5터보 5247만원, 3.5 터보 5907만원, 디젤 2.2 5497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필요한 옵션을 채워 넣을 경우 차량 가격은 7000만원을 훌쩍 넘겨 8000만원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승차의 경우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과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등 대부분의 옵션을 적용한 결과 가격이 8157만원이었다.
G80은 메르세데스 벤츠 E시리즈와 BMW 5시리즈 등 고급 수입차들과 경쟁해야 하다. 국내 시장에서는 특히 수입차들의 수요를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세계시장 판매량이 30만8503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9% 감소한 현대차로서도 G80의 선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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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성능 무장한 제네시스 G80, 독일 세단 위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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