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가 비대면으로 마음을 나누는 방식곰탕뿐 아니라 찐 옥수수며 고구마, 만두, 떡볶이, 파김치, 돈가스, 시래기 된장까지 음식을 한 가득 주고 갔다.
안은성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 만나면 안 된다는 말 때문에 마을과 공동체에도 위기가 왔구나 싶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서로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경험하고 나니 다행이다 싶다.
"어떻게 해주면 되겠어요?" 건물주가 내게 물었다
이참에 건물주가 월세라도 좀 깎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온라인으로 진행한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건물주에게 말이라도 좀 꺼내 보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건물주와는 좀체 연락을 주고받는 일이 없는 터라 말 꺼내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두달 째 사태가 지속되다 보니 되든 안 되든 말이라도 꺼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 건물에서 우리가 월세를 내며 지내온 게 벌써 7년차 아닌가. 월세를 좀 깎아줄 수 없는지 묻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몇 시간 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포기하고 있던 그때, 건물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사장님도 코로나 때문에 힘드실 텐데 이런 문자 드려서 죄송해요."
우리 코가 석 자지만 인근 계곡에서 부부가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건물주도 평소보다 어렵긴 마찬가지일 터. 죄송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어떻게 해주면 되겠어요?"
먼저 이렇게 물어오니 대답하기가 참 난감하다.
"저, 월세를 반만 깎아주시면 안 될까요?"
"50%? 그렇게 해요, 그럼."
아예 못낸다고 했어도 그러라고 할 기세의 말투였다.
"정말 고맙습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해주면 되겠어요?"
"한 달 안에 코로나가 진정되면 다행인데, 만약 계속되면..."
"계속 힘들면 다음 달 가서 또 얘기해 봅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