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큰사진보기 ▲주시경 선생주시경 선생김영조 주시경의 국어사랑 정신과 연구는 생애를 두고 그의 모든 활동에서 집중되었다. 젊어서나 중년기나 다르지 않았다. 1906년 『가정잡지』에 쓴 「논설」에서 국문에 대한 애정을 거듭 살피게 한다. 글(文字)이라 하는 것은 말을 표현(表記)한 것이거나 그린(象形) 것이다. 우리 국문은 말을 표한 것이요, 한문 같은 것은 그 말은 상관없이 무슨 뜻은 무슨 표(標識)로 그린 그림이다. 말을 표하는 글(表音文字)은 말이 곧 글이므로 쉽고, 뜻을 표한 글(表意文字)은 말 외에 따로 배우는 것이므로 어렵다. 또, 우리나라 말을 기록한 글이 문법도 한문보다 매우 분명하고 쉽거니와, 또 글은 나라마다 그 천연구역의 풍토인정을 따라 각각 그 나라에서 쓰기에 합당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영국 글은 영국인종이 쓰기에 합당하고, 아랍글은 아랍인종이 쓰기에 합당하고, 중국 글은 중국인종이 쓰기에 합당하고 우리나라 글은 우리나라 우리 인종이 쓰기에 합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문을 처음 만든 조선 세종대왕이 친히 말하기를 "우리나라 말의 음(音)이 중국과 같지 않아 그 문자와 서로 통하지 못하므로, 백성이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 있으나 이내 그 뜻을 펴지 못하는 자가 많은 지라, 내가 이것을 민망히 여겨 새로 28자를 만들어 사람마다 익히기 쉽고 날마다 쓰기에 편케 하노라" 하였거늘, 후세에 이 뜻을 본받지 않고, 보통 선비들이 어려운 한문만 일삼아 2, 30년씩 전력(專力)하되 여러 서적을 잘 해석하고 자기 뜻대로 능히 글을 짓는 사람은 백에 하나를 보기도 매우 어려우니, 이는 다름 아니라 한문은 타국 글일 뿐더러 말 외에 따로 배우는 것이어서 이같이 어려운 것이다. 좋고 쉬운 글은 쓰지 않고, 이같이 어려운 한문만 일삼아 글을 아는 사람이 몇 안 되니, 어찌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는가? 백성이 한 나라 속에 있는 것은 마치 물건이 한 궤속에 담긴 것과 같으므로, 그 궤에 있는 물건이 다 좋으면 값을 많이 받을 것이요, 그 궤이 있는 물건이 몇 개만 좋으면 값을 적게 받을 것은 이세(理勢)의 자연한 것이다. 영, 덕, 법, 미(英, 德, 法, 美) 같은 나라들은 온 나라 사람들이 다 그 나라 글로 여러 학식을 배워 값을 많이 받아 저같이 부강 문명하거늘, 우리나라는 한문자만 아는 몇 사람 외에는 다 글을 알지 못하므로, 한 궤속에 이즈러진 물건이 많이 든 것 같이 값을 적게 받아 오늘 이 정형(情形)을 당하는 것이다. 이제 2, 30년씩 전력하여도 특별한 재주 아니면 졸업할 수 없는 한문으로는 온 나라 사람을 학식있게 할 수 없으니, 우리나라 모든 사람을 다 가르치려 하면 불가불 국문을 써야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잡지도 남녀노소, 상하귀천, 빈부지우(貧富智愚) 물론하고 다 알기 쉽게 하려고 순국문으로 만들며, 또 국문을 폐하여 두고 쓰지 않던 중에 서간(書簡)에 쓰이는 것도 잘못 씀이 많고 또 국어를 잘못 기록하는 것이 많으므로, 이 잡지 다음 호부터는 국문과정(國文課程)을 만들어 기록하겠다. (주석 7) 주석 7> 『가정잡지』, 1-1호, 1906년 6ㆍ25일.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한글운동의 선구자 한힌샘 주시경선생‘]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한힌샘 #한힌샘_주시경 #한글 #가정잡지 추천2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김삼웅 (solwar) 내방 구독하기 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이 기자의 최신기사 협동학교 다니며 3.1혁명 참여 구독하기 연재 [김삼웅의 인물열전] 한글운동의 선구자 한힌샘 주시경선생 다음글36화아이들과 여성위해 문답형 글쓰기 현재글35화우리글은 우리 인종이 쓰기에 합당하다 이전글34화조선광문회에서 '우리말 사전' 편찬준비 추천 연재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이야기 "사과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날 서점은 눈물바다가 됐다 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최병성 리포트 사진에 담긴 진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 끝난다 와글와글 공동육아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SNS 인기콘텐츠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이충재 칼럼] '김건희 나라'의 아부꾼들 "끝내자 윤건희, 용산방송 거부" 울먹인 KBS 직원들 한강, 노벨상 수상 후 첫 공개행보 "6년간 책 3권 쓰는 일에 몰두"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우리글은 우리 인종이 쓰기에 합당하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37화 국치 겪으며 한글연구에 더욱 매진 36화아이들과 여성위해 문답형 글쓰기 35화우리글은 우리 인종이 쓰기에 합당하다 34화조선광문회에서 '우리말 사전' 편찬준비 33화국치 직전에 '국어 문법' 간행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