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미술관에서 오프닝행사에 참가한 양혜규 작가
김형순
'뉴욕타임스' '리스카치(Z. Lescaze)' 기자가 2월 26일자로 이 전시 기사를 썼다. 제목이 'An Artist Whose Muse Is Loneliness'다. 이걸 직역하면 해석이 어색해 '자가격리(loneliness, the ability to make herself alone)에 능한 뮤즈 아티스트'라고 의역하면 어떨까 싶다.
'자가격리'를 못했다면 작년 한 해 4대륙 15개 유수의 미술관 전시가 불가능했으리라. 기자가 그녀에게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으니 '작가가 작업을 위해 거기에만 파고드는 게 비난받을 일인가?'라며 되묻는다. 이 말은 남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을 격리시켜 작업에만 몰두하면 그게 가능하고, 그녀에게는 그런 시간이 오히려 휴식과 놀이가 된다는 메시지다.
결론으로 말해 그녀는 지구상 가장 왕성한 작업을 하면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에서 가장 초대를 많이 받는 작가라는 뜻이다. 현재 뉴욕 '구겐하임', 파리 '퐁피두', 런던 '테이트', '뮌헨 루드비히 미술관' 등에 그녀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1948년에 설립 국제현대미술잡지인 '아트리뷰(Art Review)' 세계미술인 랭킹에서 '36위'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런데 양혜규 작업의 키워드는 뭐가? 그건 아마도 그녀의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이라는 시리즈도 있지만, '연약한, 상처 받기 쉽고, 깨지기 쉬운(vulnerable)' 것에 대한 애착이리라. 작가는 '다치기 쉬운 감수성을 드러내는 것도 예술가의 용기'라고 말한 적도 있다. 무시당하는 '동물'이나 하찮게 버려지는 '사물' 또한 상처를 심하게 받는 '사람'이 다 그런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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