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 마스크뜨개 마스크와 일반 마스크를 선물 받았다
이숙자
울컥한 마음에 콧등이 시큰 해온다. 뜨개방 선생님은 어렵고 힘든 삶을 한없이 풀어 놓는다. 나는 그저 소리 없이 들어 주고 손을 잡고 같이 눈물을 훔칠 뿐이다.
복지관조차 휴관이라서 장애인 딸도 돌봐야 하고,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아들은 장사를 하고 있는데 영업이 안 돼서 계속 가게 임대료만 내고 있는 상황이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뜨개방도 영업이 안 되고 있다면서 모두 겪는 일이니 어쩔 수 없다며 마음을 내려놓는다고 하는데... 안타깝다.
선생님은 정말 부지런하고 손재주가 뛰어난 분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도 주고 봉사도 열심히 하며 최선을 다해 사는 분인데... 선생님의 고달픔이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일로 더 많이 힘들게 되었다.
나는 요즈음 '개인 마스크 사기 5부제'가 되었어도 마스크를 사지 않는다. 나보다 더 급한 사람이 사기를 원한다. 운동 갈 때는 빨아서 쓰는 천 마스크를 쓰고 마트나 시장 다녀올 때 잠깐 쓰는 마스크는 며칠을 써도 상관없다. 특별한 외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많이 필요하지가 않다. 중국에 들어가려던 딸도 같이 살게 되면서 마스크가 대량 필요하지 않다. 모두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미세먼지로 쓰려고 두었던 마스크가 조금 있을 뿐 필요하면 그때 사면 된다. 지금은 더 필요한 사람이 사기를 바란다. 지난 번에는 딸도, 사위도, 손자도 중국에 들어가기 위해 마스크 전쟁 속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이제는 다른 급한 사람을 위해 배려 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웃 아파트에 동생이 살고 있다. 20여 년 동안 화장품 방문 판매일을 하면서, 오랫동안 열심히 해 단골도 꽤 많아 장사는 괜찮은 수준이었다. 그런 동생도 요즈음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한다. 화장품을 주문하는 사람도 적고 어쩌다 찾아가면 방문을 불편해하며 거절을 당하는 어려움을 겪는다고. 정말 장사가 안 되어 힘들다는 말을 한다. 다 함께 겪는 일이니 견뎌야겠지만, 참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