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한 송이전지를 한 나무에 꽃 한송이가 피어올랐다.
안사을
오전 11시쯤 산동면(산수유마을 소재지)을 나섰다. 원래 계획은 하동 쪽으로 향하여 섬진강을 끼고 드라이브를 한 후 강 건너편에서 광양 매화마을을 잠시 눈 속에만 담아두고 순천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혹시 전망이 괜찮은 곳이 나올까 싶어 망원렌즈도 챙겼다.
광양 매화마을은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오는 곳인데, 고령자가 많은 마을 주민들을 보호하는 등의 이유로 올해 지자체가 관광객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요구를 한 바 있다. 마을 어귀에는 '상춘객 방문 자제'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고도 했다.
구례에서 하동으로 향하는 지방도로 차를 몰았다. 그런데 3분도 채 가지 못해 멈추고 말았다. 광양으로 향하는 수많은 차량의 행렬이 움직이지 못하고 공회전만 하고 있었다. 멀리서나마 그곳을 보고 싶었던 나의 생각을 반성했다. 동시에 지자체와 마을 주민의 만류에도 그곳을 향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야속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사람 대신 꽃'이었기에 미련없이 차를 돌렸다. 19번 국도를 타고 순천으로 바로 내려가서 낙안읍성을 둘러본 뒤 와온해변의 석양을 담고자 하는 계획이 1분 만에 머릿속에서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