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표정의 황교안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남소연
"미래한국당은 희망의 그릇이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열망과 기대와는 먼 (비례대표 후보 명단) 결과를 보이며 국민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리게 됐습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미래한국당이 지난 16일 명단을 공개할 당시, 황 대표가 크게 반발했다는 건 이미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미래한국당을 공격하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일은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한 발 물러서며 통합당에서 영입한 인재 4명의 공천 순번을 조정하겠다고 밝힌 날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황 대표는 사실상 "일부 수정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반발한 것이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재 비례 정당과 관련한 파열음이 정당 전체를 뒤흔들고 있어 국민들께서 몹시 불편해 하신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명단 사태를) 대충 넘어갈 수 없다"라며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통합당은 구태 정치, 나쁜 정치와 단절할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바로 잡아 승리의 길로 되돌아가겠다"라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둘러싸고 통합당과 미래한국당 간의 갈등이 커진 건 16일부터다. 당 영입인사들을 미래한국당이 '당선권(20번 안팎)'에 배치해줄 것이라던 통합당의 기대와 달리, 미래한국당은 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21번으로 두는 등 '독자 명부'를 발표했다.
당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본 황 대표는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와 뜻을 모은 미래한국당의 김성찬, 이종명, 정운천 최고위원들도 비례 명단을 의결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