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카페와 SNS에서 회자되고 있는 어느 초등학생의 일기 내용. (출처=온라인 커뮤티니)
뉴스사천
지난 2월 23일 코로나19 위기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지 23일째에 접어들면서 사실상 집에 갇힌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학교가 휴업한 지 일주일이 넘으면서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들이 '돌봄'을 지속하기도 힘들어진 상황이다. 교육부도 기존 긴급돌봄 종료시간을 오후 7시로 연장했지만, 혹시 모를 감염 우려에 긴급돌봄을 꺼리는 부모들도 상당수다.
사천읍에서 8살, 4살 두 아이를 키우는 손모 씨(37)는 "2월 중순부터 둘째는 어린이집에 못 가고 있고, 첫째도 개학 연기로 입학이 미뤄졌다"면서 "일주일 전까지는 진짜 아이들과 집에만 있었다"고 말했다. 손 씨는 "아이들도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데 그럴 수 없으니 갑갑하고 일상이 없어진 기분"이라며 "TV만 보여줄 수도 없고... 장기전이 될 것 같아서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해 애들 교육 계획을 세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추가 개학 연기 가능성에 대해 손 씨는 "무턱대고 개학해서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상황이 안정되면 개학했으면 좋겠다"며 "학업은 다음이 있지만, 아이들 건강에는 다음이 없지 않냐"고 말했다.
정동면에서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대디 이모 씨(47)는 "맞벌이 부부다 보니, 아이들끼리 있는 시간이 많아서 신경이 쓰인다"며 "개학이 미뤄져서 아이들은 신났는데 학부모는 속이 터지고, 육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동금동에서 중학생(16), 초등학생(10) 두 아이를 키우는 임모 씨(38)는 "두 아이 모두 겨울방학 한 1월 초부터 지금까지 집에 3개월째 있는 것"이라며 "주변 학부모들끼리 농담처럼 나라에서 가정에 식비랑 급식비를 지원해줘야 한다는 말을 한다"고 했다. 임 씨는 "작은 애는 책 읽기, 노래듣기, 전분놀이, 종이컵 쌓기, 큰 애는 스마트폰... 이제 더 이상 할 게 없어요. 오죽하면 애들이 엄마가 악마로 변했다고 해요"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아이들이 다시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유·초‧중‧고 및 대학생 자녀까지, 아이들의 학업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임 씨는 "우리 큰 애는 학원을 안 다니는데, 큰 애 주변의 다른 중‧고등학생들은 학원을 다닌다"면서 "개학하면 바로 중간, 기말을 치러야 한다니까 그것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차라리 개학이 조금 더 연기되면 애들을 데리고 더 시골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사람들 접촉 신경 안 쓰고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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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춰진 개학, 아이는 지치고 학부모는 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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