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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 마나한 정보'… 고대병원은 왜 빠졌을까
지난 11일(수)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구로구 9번확진자 (여, 51, 구로5동, 콜센터직원)의 이동동선. 공개된 동선에 따르면 3월2일 오전11시 '열이 있어 병원 방문'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콜센터 관련으로 확진판정을 받은 구로구 3번 확진자(여, 51, 구로5동)의 이동경로정보 중에도 3월7일 오전9시에 '동물병원'에 들렀다고 공개됐다.
병원 이름이 없는 것이다. 어느 동네에 소재하고 있는지는 차치하고 그 병원을 이용했을 많은 동네주민도 알 수 없는 내용인 것이다. '있으나마나'한 정보부실에 많은 주민들이 헛웃음을 짓다시피했다. 어떤 확진자가 간 동네병원과 약국, 점포 상호는 꼼꼼히 발표했으면서 왜 이들 병원은 밝히지 않았을까. 주민들의 불신을 산 대목이다.
정보부실 속에 불안을 야기시킨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확진자들이 출퇴근 등을 위해 이용했다는 교통정보도 마찬가지. 구로구에서는 이용 시간과 '버스' '지하철역'으로만 표기됐다. 구로구대책본부가 지난 13일까지 제공한 이동동선정보에는 노선번호나 승하차역 등의 정보가 없다. 다른 주민들이 자가진단 및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구체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 금천구 대책본부가 공개한 금천구내 확진자 이동경로 정보를 보면 시간대별로 이용한 버스노선번호와 승하차역까지 구체적인 정보를 담아 제공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구체적인 이 정보는 주민에게 '안심'을 선사했다. 금천구에 살고 있는 한 주민(여, 30대)은 "그 시간대에 자신이 그 곳에 없었음을 확인해서 안심이 되고 자가체크를 할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금천구는 이외에도 이동동선 정보들을 <=표 형태로 만들어, 시간 장소 이동수단과 비고란으로 일목요연하게 제공하고 있다. 구로구의 경우는 시간대별 중심의 나열식정보로 제공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경우도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곳인데 아예 이동경로가 공개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주민들이 많은 의문을 가졌다. 광명시 2번 확진자 A씨(여, 40대)가 다녀간 고대구로병원(구로2동 소재)이 그같은 사례다.
구로대책본부가 공개하고 있는 코로나 19 관련 일일상황판에서는 광명시 2번 확진자가 고대구로병원을 방문한 사실조차 나와있지 않았다. 관련한 조치내역 및 결과 등은 말할 것도 없고. 확진자가 고대구로병원을 방문했던 사실은 광명시청에서 지난 6일(금) 발표한 동선정보를 통해 주민들 사이에 알려지게 된 것.
이와 관련해 구로타임즈가 광명시와 양천구, 고대구로병원 등의 공개자료와 취재내용을 종합한 결과 지난 4일밤 확진판정을 받은 광명시 2번 확진자 A씨(여)는 2월 28일(금) 오전 9시 30분부터 10시 50분까지 한시간 반가량 고대구로병원에 있었다. 내분비내과와 편의점, 감염내과를 방문했다.
70대 친정아버지의 진료를 위해 언니(양천구 소재)도 함께 했는데, 언니는 병원의 채혈실, 수납처 등을 다녀간 것으로 공개됐다.
A씨는 그로부터 5일후인 3월 4일 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6일(금) A씨의 남편과 아들 2명이 확진판정을 받고, 이어 7일(일)을 전후해 A씨와 함께 병원에 갔던 언니 B씨가 확진판정을 받는다. B씨의 딸과 남편(양천구 소재)도 이어 확진판정을 받았다.
구로구와 양천구에서 공개한 동선자료를 교차분석해보면 양천구 5번째 확진자(3.7)가 확진판정 3~4일전인 3일(화)과 4일(수) 오전 7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양천구 목동과 가까운 구로구 고척동에 소재한 테니스장과 음식점을 이용했는데, 이 양천구 5번째 확진자는 광명시 2번확진자와 함께 고대구로병원을 방문했던 언니B씨의 남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경로나 선후를 알 수 없지만 광명시 2번 확진자 A씨 본인을 비롯해 가족 등 6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것이다. 구로지역 내에 소재하고 있는 대형병원일뿐 아니라 고대구로병원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 구로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왜 방문과 관련한 이동경로는 공개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구로구대책본부는 광명시 2번째 확진자의 역학조사결과와 관련해 구로지역내 요양보호사 상황을 지난 6일 구로구청 코로나19관련 현황판에 공개했다. 이 요양보호사는 광명시 '함께하는 교회'에서 접촉한 인물로 파악됐으며, 검체검사결과 음성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구로대책본부는 더 나아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궁동데이케어센터를 8일까지 폐쇄조치하고, 요양보호사는 음성이 나왔지만 3월 15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간다는 엄격한 조치 계획까지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이 알고 있고 더 알고싶었던 고대구로병원과 관련한 방문 정보와 조치내역은 구로구공개정보 그 어디에도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 확진자 동선정보 등에 대한 홍보를 맡고 있는 구로구청 홍보과 관계자는 지난 13일 통화에서 광명시 확진자가 고대구로병원(구로2동 소재) 방문 및 조치내역등을 구로구에서 전혀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구로타임즈 질문에 "제가 답변드릴 수 없는 사항"이라고 답했다.
구로타임즈가 고대구로병원 등에 물었다. 종합해보면 광명시 2번 확진자(A씨)가 확진판정에 앞서 친정아버지 보호자로 고대구로병원에 방문했던 당시 병원내 접촉자 및 확진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 접촉자로 보지 않아 자가격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진료를 봤던 의사와 간호사 안전요원 등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병원 안을 3차에 걸쳐 방역소독을 했고 이어 병원방문 출입자에 대해 증상여부 및 인적사항등에 대한 서면확인을 거쳐야 출입을 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많은 매스컴과 광명시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지고, 이 정도 조치까지 취했다면 당연히 안심하라고 지역사회에 공개해야 하지 않았을까. 주민들은 "구로지역에서 가장 큰 병원이라 관심도 많고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 마땅히 공개해야 하는 것"이라며 주민 위험을 줄일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니만큼 판단은 주민이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