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신규 공중보건의사 직무 교육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컨벤션센터 회의장에 나란히 앉은 교육 참가자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담담하게 발걸음을 옮겼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적막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나도 긴장감이 들기 시작했다.
"공보의 여러분들은 우리의 자랑이자 희망입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보건복지부 소속 담당자의 격려 한 마디를 시작으로,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정보가 우리에게 쏟아졌다. 코로나19의 병태생리, 환자의 검체 채취 방법, 감염병 대응체계부터 한정된 의료자원을 분배하기 위한 코로나19 질병중증도 분류체계까지 총망라했다.
신속한 진행과 광범위한 교육 내용에 다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두려움이나 긴장감을 내비치는 동료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랴. 교육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바이러스는 퍼지고 있는 것을. 새로운 대응은 물론이고 신속한 판단과 대처가 필요하다. 여유와 편안함은 잠시 안녕이다.
레벨 디(level D) 방호복 착용법도 교육 내용에 포함돼 있었다. 방호복은 의료인의 자기방어와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꼼꼼히 챙겨야 할 부분인데, 시범 착용 용도로 준비된 방호복이 많지 않아 모든 공보의들이 입어볼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앞에서 함께 입어봐 주실 분 없으십니까? 양해 부탁드립니다. 딱 다섯 분만 부탁드립니다!"
대체로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몰라서 그런지 지원자가 나오질 않았다. '혹시 모르니 손들어 볼까' 하는 생각에 자원했고, 나를 포함한 5명이 대표로 나가 착·탈의를 했다. 현장에서 취재 중이던 사진기자들의 예상치 못한 플래시 세례에 잠시 당황했지만, 그 짧은 순간 방호복을 입고 벗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레벨 D 방호복 함께 입어볼 분?"... 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