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유정이 부르는 모던조선 2013년 발매한 장유정의 첫 번째 정규 음반이다.1930년대 재즈송을 부른 음반으로 그간의 대중음악 연구와 성과를 모아 담은 결실이다. 2012년 5월에 발표한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외로운 가로등>에서부터 2013년 8월에 발표한 여덟 번째 디지털 싱글 <정열의 산보>도 담겼으며 1935년에 고복수가 불렀던 <사막의 한>까지 총 10곡을 수록했다. 트로트, 재즈, 블루스, 보사노바, 탱고 등으로 다양하게 편곡된 곡들이 실려있다.
장유정
노래를 향해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열정과 학구열은 우리나라 최초 근대 가요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정립한 초석이 되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직접 노래한 '근대가요 다시 부르기' 디지털 싱글을 발매해 근대 가요의 매력을 세상에 알렸다.
2013년 발매한 '장유정이 부르는 모던 조선 : 1930년대 재즈송'은 '외로운 가로등', '리라꽃은 피건만' 등 1930년대를 풍미한 가수들의 음악에 원곡을 다시 입혀 그가 불렀다. 이 리메이크 정규 음반은 잊힌 노래를 복원하고 원로가수들을 오마주(hommage)하는 헌정 작업의 의미가 크다.
새로 발매한 '경성야행'도 음악사적 의미가 짙다. 이 음반 첫 곡인 '세기말의 노래'는 1930년대 암울한 시대를 노래한 음악이지만, 재즈풍으로 편곡한 음악에, 장유정의 녹진한 목소리, 곡 분위기가 오히려 새롭다. 원곡은 영화 '아가씨'에 사용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 서양화가로 알려진 나혜석이 작사해 악보 형태로만 남아 있던 '노라'를 처음으로 재현한 곡도 수록했다. 헨리크 입센(Henrik Ibsen)의 희곡 '인형의 집'의 내용을 나혜석이 노랫말로 만든 곡이다.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윤심덕의 미공개 음원 '추억'을 재현한 노래도 있다. 이 음원은 유일하게 경주 한국대중음악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총 10곡이 수록된 경성야행과 장 교수의 음반들은 잊힌 노래의 발굴과 기록, 기억의 결과물이다. 장 교수가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근대 가요를 사랑하는 연구자가 아니었다면, 우리나라 근대 대중가요의 숨은 매력을 한눈에 파악할 귀한 자료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더구나 이 음반은 크라우드펀딩으로 목표금액을 초과할 만큼 반응이 좋았다.
"서울에서 2월에 공연했는데 분위기가 매우 좋았어요. 후원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했어요."
근대 가요 음악사 박사가 되고 난 후 가수의 꿈을 이룬 장유정 교수. 지식과 실력을 아우른 독보적인 장르에서 부르는 그의 노래는 삶의 질곡과 음악사적 기록을 함께하고 있다. 아직 그의 노래를 듣지 못했다면 유튜브에서라도 경성야행의 시대적 메타포를 음미하길 권한다. 100년을 흘러온 노래가 주는 새로운 아름다움이 얼마나 내 마음에 파고드는지 금방 알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