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백나무꽃이 다닥닥 열렸다. 꽃의 길이는 겨우 2mm 정도, 처음엔 꽃인줄도 몰랐다.
김민수
측백나무 꽃, 오늘 이 글을 쓰게 만든 주인공이다. 열매가 있으니 당연히 꽃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꽃을 본적도 없었고, 더우기 요즘 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산수유보다도 더 먼저 피어난 것이다. 게다가 꽃술에는 마치 이슬방울 같은 것을 달고 있는데, 피톤치드향이 강하다.
"뭐, 저런 신기한 꽃이 있나?"
그참에 뜰을 어슬렁거리니 이미 수많은 꽃들이 피었다. 심지어는 아스팔트 틈 사이로 냉이꽃도 피었고, 민들레 싹도 나왔고, 방가지똥싹도 기세좋게 올라오고 있으며, 여름에 노란 꽃을 피울 애기똥풀에 이미 하얀 꽃을 송송이 달고 있는 쇠별꽃까지 온통 꽃동산이다.
세상은 '코로나19'로 어수선해서 봄이 오는지 어쩐지 가늠도할 수 없는데, 세상사 아랑곳하지 않고 피어나는 봄이라니. 이렇게 성큼 다가온 봄을 맞이하면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희망의 현실을 기도한다.
어쩌겠는가? 꽃 타령이라도 하면서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씁쓸해진 마음을 달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