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동천동 마을공유지 '파지사유' 전경
안은성
파지사유의 탄생 배경에는 공부를 매개로 활동하는 '문탁 네트워크'가 있다. 이미 마을의 첫 번째 공유지인 '문탁 네트워크', 두 번째 공유지인 작업장 '월든'을 만든 경험을 가진 '문탁 네트워크' 회원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세 번째 공유공간이 바로 파지사유인 것이다.
- 공간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궁금합니다.
"기존의 두 공간과 가까우면서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다가 근처에 비어 있던 50여평 규모의 1층 식당을 계약했어요. 3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13년 10월에 문을 열었어요. 임대료를 포함해 공간을 설립하는 데 든 비용은 7천만원 정도예요. 문탁 네트워크 회원들을 중심으로 확보한 자금인데, 회원들이 일손을 보태고 사회적 기업을 통해 저렴하게 공사를 진행한 덕에 천만 원이 넘는 돈을 절약했죠. 그때 절약한 돈이 예치금 형태로 남아 있어요."
놀라운 이야기였다. 공동체에 묻어둔 돈이 있다니! 설립 초기에 주민들로부터 받은 출자금이 늘 빚처럼 마음을 짓누르고, 매달 적자 운영에 허덕이는 우리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예치금은 보증금이 오를 경우를 대비하기도 하고, 파지사유에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기본적인 활동의 중요성을 담보해주는 든든한 역할을 해준다고 한다.
- 파지사유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들을 하나요?
"함께 밥을 짓고 먹는 '밥상 활동'이 공부와 더불어 파지사유의 기본이 되는 활동이에요. 회원들과 주민들이 어울려 매일 점심과 저녁을 함께 먹죠. 점심에는 30~40 여 명 정도가 식사를 하기 위해 오고, 저녁에는 10여 명 정도.
밥상은 60여 명 정도의 세미나 회원들이 준비해요. 한 달 동안 메뉴를 짜고 장을 보는 주방 팀이 별도로 있지만, 두세 명의 회원들이 그 날 먹을 밥상을 준비해요. 반찬은 주로 된장국이나 나물 같은 건강한 식단을 위주로 준비하고 밥은 현미와 잡곡으로 지어요. 가격은 2천 원이에요. 일반 식당에 비해 훨씬 저렴하죠. 그래도 꾸준한 매출 덕에 170만 원 월세 중 60만 원을 책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