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도솔암 풍경. 바위와 바위 사이를 돌로 평평하게 다지고, 그 위에 전각을 세웠다. '땅끝' 전라남도 해남에 있다.
이돈삼
꽃피는 춘삼월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봄을 느낄 수가 없다. 우리의 일상도, 경제도 모든 것이 멈췄다. 봄맞이를 가는 것도 마음 편하지 않은 요즘이다.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를 물리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청정한 여행지'를 찾아간다. 평소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은 곳이다. 지금은 아예 뜸하다. 상업화된 관광지도 아니다.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풍광도 빼어나다. 분위기는 호젓하다. 언제라도 샤방샤방한 산속 암자다.
암자(庵子)는 큰 절에 딸린 작은 절집이다. 수행자의 은둔처다. 때로는 학자들의 학문 연마의 장이었다. 큰 절보다도 더 깊은 산속에 들어앉아 있다. 찾아가는 길도 숲속 오솔길이다. 편안하게 걸으며 마음 풀어 놓기에 제격이다. 오솔길을 따라 솔방솔방 걷다 보면 코로나19도 잠시 잊고, 세속에 찌들었던 몸과 마음도 금세 활력으로 채워진다. 여행의 청정지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