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 케이브평소엔 눈에 들지도 않던 나무들이 멋진 옷을 입고 반겨준다
이만섭
자동차를 타고 스쳐 지나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가끔씩 길가에 차를 대 보지만, 그것도 잠시, 모든 풍경을 다 담아갈 수는 없으니 아쉬움만 커진다. 잠깐 서서 사진에 담고, 서서히 가면서 머리에도 담고, 그들이 풍기는 고요하고 은은한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기도 한다.
지나온 자국이 선명한 도로를 보며 여전히 내리는 눈이 얼마나 쌓일지 마음 한편으로 걱정이 되기도 한다. 제설차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제설제를 뿌려놓았는지 어느 만큼까지는 눈이 녹아 있어 길을 가는데 큰 지장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아무래도 기온이 낮아지고 눈이 계속 오는 것을 보니 걱정이 앞선다.
"스노 체인을 채워야 할까?"
언덕을 오르내리며 어떤 곳은 눈이 덜 쌓여있고, 또 어떤 곳은 상당히 많이 쌓였다. 길이 미끄럽지는 않아 아직은 갈만 하지만, 눈길 경험이 적은 캘리포니아 사람이라서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방금 지나온 트럭이 길에 차를 세우고 스노 체인을 채우는 모습을 보니 더 불안해진다. 그것도 잠시 지금까지 잘 왔으니 그 관성으로 계속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