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기준, 마스크 매대가 텅 빈 영등포구청역 인근 약국·상점의 모습이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총 10곳 모두 방역마스크가 품절된 상태였다.
강연주
28일 오전 8시, 출근길에 마스크를 사러 서울 영등포구청역 인근 A약국을 찾았다. A약국은 이틀 전만 해도 마스크 예약 구매가 가능한 곳이었다. 지난 5일, 마스크 구매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영등포구청역 인근 약국·상점 10곳을 다녔을 때도 이곳에서만 유일하게 방역마스크를 판매한 바 있다(관련기사 :
마스크를 찾아서... 약국·편의점 20곳 가봤더니 http://omn.kr/1mh9k).
그런데 이날은 달랐다. 약국 문을 열자마자 주인이 손사래 치며 달려나왔다. 맨 얼굴의 기자를 보고서 마스크를 구매하러 온 것을 알아챈 듯했다.
"마스크 사러 온 거죠? 오늘 안 들어왔어요. 정부가 오늘 약국에 마스크 물량 푼다는 얘길 해서 아침에만 20명 넘게 헛걸음 했다니까요? 지금 저희 쓸 것도 없어요. 그때(26일) 예약 물량도 간신히 들여왔던 건데 이젠 없어요."
정부는 풀린다고 했지만... 빈손으로 돌아간 시민들
정부는 28일부터 마스크 100만 장을 전국 2만4천여 개 약국을 통해 판매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서울·경기지역은 1만 개 약국이 대상이다. 이중 23만 장은 대구·경북 지역에 우선 공급된다.
하지만 이날 기자가 영등포구청역 약국·상점 10곳, 광화문 약국 4곳을 돌아다녀 봤지만 방역 마스크를 살 수 없었다. 영등포구청 인근 약국 두 곳에서만 소량의 면 마스크가 남아 있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상당수 시민들이 약국과 기타 판매처를 찾았지만 대다수가 빈손으로 돌아갔다.
"(정부에서 마스크 물량을) 푼다고 하는데 저희는 체감을 못하죠. 업체에서도 발주 물량을 못 맞춰주고 있는데요. 오늘 아침에는 문의전화 말고도 항의전화까지 받았어요. '정부가 판매 가능하게 한다는데 마스크 왜 없냐, 숨기는 거 아니냐'는 거죠."
B약국 약사의 답변이다. 그는 "언제 물량이 들어올지 알 수가 없다"며 "3월에는 들어올 거라고 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저희도 확답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적 판매 물량이 있을 거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받은 건 없다"고 덧붙였다.
현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가 공적 유통망을 통한 마스크 공급을 발표했지만 약속드린 시간과 물량을 지키지 못했다"며 "매장을 찾은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실망을 드렸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3월에는 입고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