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보건환경연구원에 올라온 센텀2지구 토양오염 현황. '시안'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일부 항목을 편집했다.
부산 보건환경연구원
풍산그룹 특혜 개발 논란이 계속되어 온 부산 센텀2지구에서 심각한 독성물질에 의한 토양오염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는 데다 정밀조사부터 정화까지는 최대 3년이 소요될 수 있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군수공장 부산 풍산 부지에서 발견된 독극물
부산시는 지난해 첨단산업단지 예정지인 센텀2지구 개발을 위해 토양환경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시기는 4월부터 12월까지다. 103곳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는데, 27일 보건환경연구원에 올라온 자료를 보면 상황이 심각하다.
PSMC(피에쓰엠씨, 옛 풍산마이크로텍) 부지 2곳 중 1곳의 표토에서 맹독성 '시안(CN)'이 504㎎/㎏나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인 2㎎/㎏을 무려 250배나 초과하는 수치다. 중간토의 수치도 46㎎/㎏로 기준치의 20배에 달했다.
금속도금 공업에 사용되는 '시안(CN)'은 맹독성인 청산가리(시안화칼륨, KCN)의 주성분이다. 무색이며 특유의 냄새를 갖는다. 인체에 노출될 경우 급성 독성을 일으켜 전신 질식 증상 가져올 정도로 치명적이다. 성인 기준 아주 소량으로도 치사량이다. 시안의 결합물인 시안화수소가 바로 2차 세계대전 시기 나치가 사용한 독가스다.
시는 토양오염이 2015년 PSMC 공장의 화재 이후 벌어진 일로 추정하고 있다. 구체적 면적은 아직도 조사 중이다. 풍산 공장의 토양오염 적발은 2017년에도 있었다. 유류저장창고 있던 부지에 석유계 총 탄화수소인 'TPH'가 기준치를 훨씬 넘겨 검출됐다. 그때도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정화작업이 진행됐다. 이번도 다르지 않다.
시는 '시안' 검출 정밀 조사결과에 따라 풍산 측에 토지 정화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부산시 산업입지과 관계자는 "작년의 사안이며 아직 조사 중이고 은폐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조사기간과 정화작업은 최대 각각 6개월, 3년까지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센텀2지구는 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기간은 더 단축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