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재철 대표 연설에서 ‘재앙’이 몇 번 나왔는지를 제목으로 뽑은 조선일보
조선일보
*선정 위원 한마디 : "도대체 이게 왜 기사가 되는지 물어보고 싶어지는 글입니다."
유권자의 개별 특성만으로 표심 제멋대로 재단한 보도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종로 출마가 확정되면서 언론들의 선거 판세 분석 보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판세 분석'을 이유로 지역주의를 부추기거나 유권자의 성향을 제멋대로 재단하면서 민심을 왜곡한 보도가 많다는 겁니다.
중앙일보는 <반으로 나뉜 종로구... 이낙연 서쪽, 황교안은 동쪽 훑는다>(2/17, 박해리·정진우·하준호 기자)에서 종로구의 일부 지역을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묘사하면서 "종로는 서울에서도 묘한 곳이다. 빈부 격차가 심하고 성향도 크게 엇갈린다", "호남 출신 인구가 많은 데다 서민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이라서"라는 이유를 댔습니다.
한국일보 <고민정 vs 오세훈, 광진을이 뜨거워진다>(2/20, 김현빈 기자)역시 서울 광진을 지역구 판세를 분석하면서 "광진을은 유권자의 약 30%가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광진을 표밭 자체는 고 전 대변인에게 유리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빈부격차', '서민'이 특정 정당에 유리한 시민들의 특성이라니 그 근거는 무엇일까. 특정 지역에 호남 출신 인구가 많다는 것은 어떤 기준으로 산정한 것인지,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특정 정당에 유리한 특징이라 단정할 수 있는 근거가 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유권자의 특성이 특정 정당의 선택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면 구체적인 근거로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더불어 그런 현상이 있다고 해도 유권자는 정당과 후보의 비전, 정책으로 투표하는 것임을 언론이 명확하게 주지시켜줘야 합니다. 앞선 보도 사례들은 '출신 지역' 등 유권자마다 가진 다양한 배경을 표심에 악용해왔던 정치 관행을 악화할 뿐입니다.
중앙일보와 한국일보의 기사는 한겨레의 판세 분석 기사 <빅뱅 종로, 초접전 4곳 '골목민심'에 답이 있다>(2/17, 황금비 기자)와 이어지는 기사 <"이 불경기에 여당 찍겠나" "황, 등 떠밀려 출마 우유부단">(2/17, 황금비 기자)와 대조적입니다. 한겨레의 종로 판세 분석은 결과적으로는 중앙일보의 분석 내용과 차이는 없었지만, 영·호남 지역주의를 연상시키는 표현이 없었습니다. 한겨레는 이 기사에서 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와 협력해 역대 선거 결과와 해당 지역 인구 데이터를 결합하여 조금 더 과학적이고 자세한 여론 동향을 보도하려 노력했습니다. 다만 제목에서 '초접전'과 같이 전쟁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쓴 것은 아쉽습니다.
*선정 위원 한마디: "2020 총선보도준칙 '경마식 보도, 지역주의·정치혐오 조장 보도를 하지 않는다'를 지킵시다. 유권자와 정책 중심의 차별화된 기사를 기대합니다."
*선정 위원 총평: "이 주의 나쁜 '보도'는 없다. 정말 나쁜 '글'만 있을 뿐"
2월 3주차, 좋은 선거 보도
안타깝게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2/17~2/22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지면보도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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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보도'는 없다. 나쁜 '글'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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