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창간20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소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총선을 앞두고 다시 호명되고 있다. 조국이라는 키워드는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검찰개혁의 상징이지만, 반대편에 있는 이들에게는 우리사회의 공정이라는 역린을 건드린 특권층의 상징이기도 하다.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들 상당수는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는 데 비해 김 위원장은 비교적 분명하게 자기 입장을 밝혔다.
- 일부 지지자들은 '조국 프레임을 뚫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선거를 '조국 프레임'으로 치르는 게 도움이 될까?
"무슨 도움이 되겠나. 그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자꾸 정치를 자신들의 눈으로만 봐서 그렇다. 분명히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같은 공동체 안에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인정해야한다. 우리끼리 모여 박수친다고 될 게 아니지 않나."
- 수도권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조국에 마음의 빚을 크게 졌다'는 발언 때문에 비판을 받는다고 하더라. 그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수도권도 그런가? 그럼 우린 그걸로 얼마나 혼이 나겠나. 대통령께서 조 전 장관에 대한 신뢰나 애틋함이 있겠지만, 그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하신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대통령께서 그 자리에서 국민께도 사과를 하셨다. 국민께 하는 사과만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소위 '조국 사태'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뭐라고 생각하나.
"그만큼 국민의 기준이 높아졌다. 국민들은 아무래도 공정에 민감하다. 국민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가 극복하고자 하는 양극화와 불평등은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게임의 규칙이 지켜진다'는 신뢰가 있어야 그 다음이 있다."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신경이 쓰이는 또 다른 뇌관은 정부와 검찰의 갈등이 전면에 부각된다는 점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청와대 울산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공소장 비공개를 두고 한바탕 홍역을 겪었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을 바닥 민심은 어떻게 보고 있나.
"언론만큼 화제에 올리지는 않지만 묘한 기준이 생기긴 했다. 정부가 어떤 기준을 세워 원칙대로 운용하느냐, 아니면 자기들에게 불리한 것은 외면하느냐, 그 바로미터가 됐다. 가능한 갈등을 쿨다운(cool down) 해야 한다. 두 분 다 대통령이 임명한 분들이다. 지지부진하게 오래 끌면 국민에게 무시당한다."
- 추 장관은 '추다르크'라고 불리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추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과거 노동법 처리할 때도 봤듯이 추 장관은 고집이 뚜렷한 분인 건 맞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팀 전체가 잘해야 한다. '추다르크' 혼자 돌파할 상황이 아니다. 검찰 개혁은 검찰 권한 독점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함이지, 검찰권 자체를 없애자는 게 아니지 않나. 추 장관께서, 어떤 당신의 그림이 있으시다 해도, 선거 전에는 가능한한 논쟁 유발적인 상황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 보수 진영에서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소가 됐다는 것은 검찰 나름의 유죄 심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겠지만, 재판에서 다퉈봐야지.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책임을 다짜고짜 묻고 탄핵으로 몰고 가는 것은 누가 봐도 정쟁이다. 탄핵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좋든 싫든 우리사회가 박근혜 탄핵을 거치면서 깊은 골이 파인 것도 사실이다. 지난번 탄핵은 상식을 가진 많은 국민들이 옳다고 해서 그렇게 간 것인데, 지금 대통령 탄핵을 말하는 게 보편적 상식을 가진 분들의 생각인가?"
- 최근에 낸 책 <정치야 일하자>에서 검찰에 대해 '보수 정권 때는 흔들리고, 진보 정권 때는 흔들어 댄다'면서 이중잣대를 언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인가.
"그 양반이 그래도, 앞 정권에선 국정원 선거개입을 집요하게 파헤칠 정도의 배짱이 있었다. 난 윤 총장이 일을 함에 있어 이중잣대를 들이댄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검찰조직 자체가 가진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의 속성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윤 총장도 자신의 의지보다 검찰 집단이 가진 의지에 일정 부분 경도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대통령도 두 차례 신임을 표했지 않았나. 일을 처리함에 있어 어느 정도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2위를 기록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나.
"(웃음) 언론이 좀 지나치게 정치를 희화화했다. 어쨌든 검찰총장의 자리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대통령 후보에 넣어 조사하는 건 진지하지 못한 일이다. 또 그 문제로 윤 총장 본인이 흔들릴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과거 윤 총장이 대구고검 검사로 유배 생활을 하러 왔을 때 몇 번 만났는데, 비교적 강단 있으면서도 보는 눈이 좁지 않았다. 대통령께서도 그런 것을 다 판단해 발탁했을 거다. 다만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믿음이 없으면 현직 검찰총장이 그런 기대를 받았겠나. 그것이 부끄럽다."
김부겸의 큰 꿈? "국민들한테 우선 납득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