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사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 숲길. 호젓한 숲길이 일상의 근심을 금세 털어내 준다.
이돈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가 소나무다. 우리 국민의 절반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소나무는 그냥 나무라기보다 한국인의 나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평생을, 살다가 죽을 때까지 소나무와 함께 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고 있는 나무다.
버릴 것도 하나 없는 유용한 나무가 소나무다. 건물의 서까래, 대들보로 썼다. 옷장, 지게 등을 만드는 생활용구로도 쓰였다. 솔잎과 가지는 땔감으로 썼다. 소나무 장작이 좋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솔잎은 차, 약, 음식 등의 재료로 썼다. 송진은 화학약품을 만드는 데 쓰였다.
이런 소나무를 우리 조상들은 예찬했다. 사철 푸르다고 곧은 절개를 나타낼 때 소나무를 가져다 썼다. 오래 산다고 장수를 상징할 때도 썼다. 자연스레 우리 정신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문학작품에도 자주 등장했다. 윤선도는 '오우가'에서 물, 돌, 대, 달과 함께 다섯 벗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가 하얀 눈과 함께 소나무를 배경으로 그린 세한도는 국보(제180호)로 지정돼 있다. 세조가 충성을 기려 벼슬을 내렸다는 정이품송도 소나무다. 애국가에도 소나무가 나온다.
소나무의 이파리는 두 개. 한 잎자루에 두 개의 잎이 들어 있다고, 예부터 부부의 금슬을 나타냈다. 무성한 솔잎은 집안의 번성과 다복을 상징했다. 꿈에 소나무가 보이면 좋은 일이 생기고, 만사형통한다고 믿었다.